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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가전에 쏠린 무게중심…사업 불균형 우려
김주연 기자
2025.04.01 07:00:32
영업이익의 60% 가전사업…신성장 동력 육성 必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1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 사옥. (제공=LG전자)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LG전자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매출과 영업이익 대부분이 가전사업에 치중된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LG전자라고 하면 '백색 가전'이 떠오르는 만큼 가전 사업의 입지가 탄탄하지만, 사업본부 간 실적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LG전자도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사업부 개편, 투자 확대 등 신성장 동력에 힘을 쏟고 있지만 현금 흐름 악화로 투자 여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에 회사는 가전회사인 만큼 가전 부문에 실적의 무게중심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여기서 더 나아가 전장 사업 등 성장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는 과정이라는 반박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87조7282억원, 영업이익 3조419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82조2626억원)보다 6.64%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3조6532억원보다 6.39% 감소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전담하는 H&A 사업본부는 견조한 실적을 냈다. 매출 33조2033억원, 영업이익 2조446억원을 기록했으며, 각각 전년보다 10.1%, 2.5%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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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나머지 사업부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TV, 모니터, PC, 오디오 등을 생산하는 HE 사업본부는 매출액이 15조2291억원으로 전년보다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759억원에서 3159억원으로 줄었다. 차량용 부품을 담당하는 VS 사업본부는 매출 10조6205억원으로 전년보다 4.7%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1157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상업용 디스플레이, 로봇, 정보기술(IT) 등 B2B(기업 간 거래) 제품을 담당하던 BS 사업본부는 적자로 전환됐다. 5조687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1931억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이처럼 부문별 매출과 영업이익을 분석하면 H&A 사업본부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H&A 사업본부는 전체 매출의 37.8%, 영업이익의 과반이 넘는 59.8%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곳은 LG이노텍으로 매출의 24.2%, 영업이익의 20.6% 수준을 담당하고 있다. LG이노텍을 제외하면 H&A 사업본부가 전체 매출의 49.9%, 전체 영업이익의 75.3%를 차지하며 그 비중이 더욱 커진다. 이는 실적에서 H&A 사업본부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각 사업본부별 자산과 부채에서도 일부 사업본부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H&A 사업본부의 자산은 32조1275억원으로 LG전자 총자산의 49.0%였으며, 부채는 16조3994억원으로 총부채의 40.6%였다. 반면 VS 사업본부는 자산 10조4886억원, 부채 11조4238억원으로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았다. 게다가 자산은 전체 자산의 16.0%인데 비해 부채 비중은 28.3%로 더 높았다.


H&A 사업본부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본부는 전방 산업 부진 등 시장 상황에 따른 부침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에 따르면 VS 사업본부는 전기차 분야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을 받았다. 또한 수주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R&D) 비용 지출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BS 사업본부는 경쟁 심화로 제품 판매 가격이 하락하고 물류비용이 상승한 점 등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LG전자는 사업본부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지난해 연말에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적자를 기록하던 BS 사업본부를 해체하고 해당 사업들을 다른 본부로 이관했다. H&A 사업본부는 HS 사업본부로 명칭을 변경하고 BS 사업본부의 로봇사업을 흡수했다. HE 사업본부는 MS 사업본부로 이름을 바꾸고 노트북, 모니터 등 IT(Information Technology) 사업과 ID(Information Display) 사업을 이관받았다. VS 사업본부는 차량용 부품에서 솔루션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또한 H&A 사업본부 내 있던 공조시스템(HVAC) 사업을 별도의 ES 사업본부로 분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성장 동력이 필요한 HVAC 사업을 ES 사업본부로 별도 분리했다. HE 사업본부도 TV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제품을 통합해 구매·운영 등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사업부를 재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LG전자는 사업본부별 투자를 확대해 경쟁력을 높이고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설비 등 투자에 4조3345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이는 지난해 투자 규모인 3조6267억원보다 19.5% 증가한 수치다. 사업본부별로는 HS 사업본부가 1조1605억원으로 가장 높고, 이어 VS 사업본부(9369억원), MS 사업본부(3774억원), ES 사업본부(1503억원) 순이다.


올해 투자에서도 HS 사업본부 비중이 높은 것은 로봇사업이 추가된 영향이 크다. LG전자는 미래 먹거리로 로봇사업을 선정하고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올해 말에는 가정용 로봇 'Q9' 출시도 예고했다. 또한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VS 사업본부에 대한 투자도 지난해 9136억원에서 2.55% 늘렸다.


다만 LG전자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감소하고 있어 투자 여력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조8426억원으로 전년 5조9135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기업잉여현금흐름(FCF)은 2023년 1조7549억원에서 지난해 2159억원으로 87.7% 감소했다. FCF는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입에서 설비투자, 배당 등을 제외한 금액으로 기업의 실질적인 여유자금을 의미한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조573억원으로 적지 않지만, 1년 내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가 27조3074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현금흐름 악화가 투자 역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현금흐름 악화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LG전자가 기존 가전 사업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로봇사업, 구독사업 등 신성장 동력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구독 서비스는 중장기적 매출로 이어질 수 있으며, 로봇사업은 하반기 가정용 로봇 출시를 앞두고 있어 매출로 연결될 경우 기업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최근 IT 디바이스가 다각화되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아이템들이 대부분 HS 사업본부에 집중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VS 사업본부의 꾸준한 성장세를 고려할 때 사업 다변화 포트폴리오의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 VS 사업본부의 수주 잔고가 100조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언급한 관계자는 "전장 부문은 예전부터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았고 수주 잔고도 증가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며 "사업 다각화를 통해 포트폴리오가 균형을 이루고 성장성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매출의 대부분이 가전 분야에서 발생하는 것은 가전회사의 특성상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가전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후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기본적으로 가전회사이며, 전장 부문은 10년 전부터 육성해 현재의 규모에 이르렀다. 가전에 비해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적을 수 있지만, 주력사업과 신규 육성 사업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한 평가 방식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전 외에도 전장 등 새로운 성장 사업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라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건전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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