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이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금주 중으로 이사회를 열고 구체적인 일정과 상정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법원이 가처분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결한 '이사수 19인 상한 설정'이 무효화했다. 이대로면 지분 경쟁에서 우위에 선 MBK파트너스·영풍의 이사회 진입이 불가피하다. 특히 이달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이사 5명의 임기가 종료되는 상황에서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반격 카드를 꺼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금주 중으로 이사회를 열고 정기주총 개최를 의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총은 이달 말 개최될 전망으로 구체적인 시점과 상정 안건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7일 법원은 임시주총에서 의결한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의 효력을 유지했으나 이를 제외한 ▲이사수 19인 상한 설정 ▲액면분할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 배당 도입 안건 등을 모두 무효화했다.
고려아연이 더 이상 이사회 이사 수를 19인으로 제한할 수 없는 만큼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이사회에 얼마나 진입하느냐에 따라 향후 경영권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고려아연의 이사회는 총 11명이다. 김우주 이사와 성용락 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각각 사임했기 때문이다. 지난 임시주총에서 고려아연이 7명을 신규 선임했으나 법원 판단으로 이 역시 무효화되며 원점으로 돌아갔다.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한 10명은 모두 최윤범 회장 측 인사다. 다만 올해 3월을 끝으로 ▲박기덕 ▲최내현 ▲김보영 ▲권순범 ▲서대원 등 5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결론적으로 이대로면 고려아연 이사 5명과 장형진 고문만 남게 된다.
MBK파트너스·영풍은 이번 정기주총에서 최대 17명의 신규 이사 선임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맞서 고려아연은 임기만료 예정인 이사 수까지 고려해 몇 명의 이사를 후보로 낼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임시주총에선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이 각각 이사후보로 7명, 14명을 추천한 바 있다.
이번 정기주총의 관건은 전략적 '표 몰아주기'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출 시 주당 1표가 아니라 선임 예정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상황이 이러니 당장 이번 정기주총에선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지분 경쟁 우위에 따라 MBK파트너스·영풍의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 속도가 더 앞당겨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MBK파트너스·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율 총 40.97%로 고려아연(34.35%)을 앞서고 있다.
이미 MBK파트너스·영풍은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추후 임시주총을 열어 추가 이사 선임에 나서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물론 고려아연 이사회는 이를 거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MBK파트너스·영풍은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 신청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당장 개최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 지난해 11월 1일 MBK파트너스·영풍은 임시주총 소집을 허가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고 당시 주총이 개최되기까지 두달반 이상 걸렸다.
이 가운데 고려아연은 경영권 방어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은 적대적 M&A(인수합병)를 막기 위한 힘과 지혜가 충분하다"며 "MBK파트너스로부터 국가기간산업이자 전략광물 생산 등 경제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고려아연을 지켜내고, 국가핵심기술 및 국가첨단전략기술 등 핵심기술과 인재들의 유출을 반드시 막아낼 방침"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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