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신한금융지주는 사외이사 최대 임기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맞추고 있다. 2016년 시행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사외이사 모범규준이 정하는 5년보다 1년 더 많은 6년을 사외이사의 최대 재임기간으로 정한다.
현재 신한금융의 사외이사는 총 9명이다. 이 중 7명이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임기가 만료된다. 7명 모두 재선임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변화의 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가장 오랫동안 재임(5년)한 윤재원·진현덕 사외이사가 연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한금융 사외이사진의 특징은 뚜렷하다. 첫 번째는 재일교포 추천 인사다. 전체 사외이사 9명 중 3명(진현덕·배훈·김조설)에 달한다. 1982년 신한은행 출범 당시 창립 주주로 힘을 보탰던 재일교포들은 현재도 신한금융의 핵심 주주로 영향력을 유지하는 셈이다.
진현덕 페라도 대표는 가장 장기간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다. 1955년생인 진 대표는 2018년부터 도입한 주주추천공모제를 통해 2020년 3월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재일교포 주주들은 현지 유력 기업인들을 신한금융 사외이사로 줄곧 추천해 왔다. 앞서 2022년까지 6년 임기를 채우고 퇴임한 박안순 사외이사도 재일교포 추천 기업인이었다.
2021년부터 이사회에 합류한 배훈 오르비스 변호사도 주주추천공모제를 거쳐 선임된 사례다. 진 대표가 경영 전문가로 추천을 받았다면, 배 변호사는 법률 및 회계 전문가로 추천을 받았다. 2022년 선임된 김조설 오사카상업대학 경제학부 교수는 ESG 및 금융소비자보호 분야에서 역량을 인정받아 사외이사로 낙점됐다.
사모펀드 추천 사외이사들도 신한금융 이사회의 특징 중 하나다. 사모펀드(IMM프라이빗에쿼티·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는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면서 사외이사 추천권을 받았다. 이후 곽수근·이용국·최재붕 등 세 명이 신한금융 이사회에 합류했다. 현재 IMM PE를 제외한 2곳은 지난해 초 지분을 매각하면서 추천권을 잃었다. 이 때문에 교체 가능성도 있지만 곽수근·이용국·최재붕 사외이사의 경우 2021년에 처음 선임된 만큼 연임 가능성도 열려있다.
신한금융은 여성 사외이사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지난해 송성주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가 새로 합류하며 기존 윤재원·김조설 교수를 포함해 3명이 이사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송 교수는 신한금융 사외이사 중 가장 젊은 1971년생으로 국내 금융통계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한국보험학회, 한국리스크관리학회, 한국통계학회 등에 몸을 담고 있으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자문교수 등 정책기관과의 연계 경험도 있다.
윤재원 교수는 지난해부터 이사회 의장과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함께 맡으며 신한금융 이사회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윤 교수는 이전까지 맡아왔던 감사위원장 활동에서 보여준 적극적 소통 능력과 전문성, 중립성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아 이사진의 만장일치로 의장에 선임됐다. 진옥동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만큼 윤 교수가 올해 재선임에 성공하면 회추위원장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경제관료 출신 사외이사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있다. 신한금융은 이전부터 경제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한 축으로 세워 내부통제를 강화해 왔다. 2023년 1월 중도퇴임한 변양호 전 금융분석정보원장(현 VIG파트너스 고문)과 지난해 퇴임한 이윤재 전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이 마지막 관료 출신 사외이사다.
이들은 재직 시절 반대의견을 통해 이사회의 거수기 비판 우려를 종식시키고 논의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변 전 원장의 경우 2022년 3월 열린 이사회에서 자사주 취득 정책 방식 전반에 대한 적극적인 이사회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이 전 비서관 역시 지난 2월 열린 보수위원회에서 그룹 CEO 성과평가 확정 등 3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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