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GS건설이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1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현금으로 상환한다. 다만 GS건설의 유동성 여력이 충분하지는 않은 탓에 현금상환 이후 채권시장 상황을 살펴 향후 추가 회사채 발행 일정을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오는 2월28일 1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2023년 3월2일 발행했던 2년물 회사채 만기가 예정된 탓이다.
GS건설은 만기가 다가오는 1500억원 회사채를 두고 현금상환과 차환발행을 모두 고려했지만, 최근 현금상환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해 준공사업장 공사미수금을 회수하면서 현금 유동성이 개선된 덕분으로 파악된다. 2023년 말 기준 여의도 브라이튼 현장의 공사 미수금 규모는 5421억원에 달했지만, 이를 2024년에 전액 회수하면서 유동성 재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다만 5000억원대의 대규모 미수금 회수에도 불구하고 추가 현금유출 탓에 GS건설의 유동성 여력은 소폭 개선되는 데 그쳤다. 검단 현장 입주예정자에 대한 자금대여(2883억원), 부산 지사동 산업단지 조성사업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PF 대위변제(1312억원) 등으로 현금 유출이 발생했었다.
2023년 말 기준 GS건설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2조2400억원이었는데, 2024년 3분기 말에는 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5000억원 이상의 미수금을 회수하면서 현금성자산이 유입됐지만 증가 폭은 약 6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GS건설은 연결기준으로 2조1000억원 규모의 PF보증(정비사업 제외)을 제공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 PF우발채무 현실화 리스크가 대두되는 만큼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동성 추가 확보가 필요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당장 이달 말 도래하는 회사채 만기는 현금상환으로 대응하지만, 추후 외부 차입을 검토할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GS건설은 2023년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재시공 비용 등을 인식하면서 재무건전성이 저하됐고, 결국 지난해 2월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하락했었다. 만기 예정 회사채의 경우 A+ 신용도를 지녔던 시기에 발행했던 물량으로, 발행 주체인 GS건설의 자체 신용도만 놓고 본다면 차환발행시 금리부담이 가중될 수도 있다.
하지만 2023년 회사채 발행 당시 건설채 투자심리 위축으로 GS건설의 조달금리는 무려 6.5%에 달했었다. 당시 GS건설의 2년물 회사채 개별민평금리는 5.1% 수준이었는데, 무려 140bp(1bp=0.01p)의 가산금리 조건에서야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었다. 2022년 말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가 대두되면서 채권시장에서 건설채 수요가 위축됐던 탓이다.
레고랜드 사태 여파가 흐릿해지면서 지난해 6월 GS건설이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때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100bp의 가산금리가 붙는 조건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최종 금리는 5.6%~ 5.7% 수준에서 정해졌다.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하락했음에도 약 1년 전과 비교해 가산금리가 100bp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이와 같은 시장상황을 고려하면, GS건설이 추후 회사채를 발행하더라도 금리부담은 경감될 것으로 관측된다.
GS건설과 비슷한 수준의 신용도를 지니는 SK에코플랜트가 최근 공모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에 나섰었다. SK에코플랜트는 A-의 신용도를 지니고 있다. A인 GS건설보다는 낮지만 같은 A급으로 분류된다.
SK에코플랜트는 회사채를 발행해 15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1년물 400억원, 1.5년물 400억원, 2년물 7000억원으로 발행금액을 정해뒀지만, 예정 금액의 6배가 넘는 수요가 몰렸다. 덕분에 SK에코플랜트는 발행 규모를 3000억원으로 늘렸다. SK에코플랜트가 제시한 가산금리 밴드는 -30bp~+150bp였지만, 개별민평금리 대비 1년물 3bp, 1.5년물과 2년물은 14bp의 가산금리가 붙는 조건으로 금리를 확정지었다.
GS건설의 2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2월 들어 4.5%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GS건설 회사채도 SK에코플랜트와 비슷한 수준에서 가산금리가 붙는다고 가정하면, 발행금리는 4.7%수준이 된다.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1500억원 규모 2년물 회사채 금리가 6.519%인 점을 고려하면 180bp가량 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최근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2000억원가량을 확보했는데 이는 회사채와는 무관한 사항"이라며 "2월말 만기 회사채는 현금상환 예정으로 아직 추가 발행 계획은 잡혀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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