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의 신용등급에 경고등이 켜졌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가 현대엔지니어링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한 데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도 현대엔지니어링을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으로 분류했다. 해외 플랜트 사업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 여파로 재무건전성 저하가 예상되면서다.
22일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신용등급(ICR)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신용등급을 '하향검토(↓)' 감시대상에 등록했다.
한기평과 나신평은 2024년 4분기 해외 플랜트 관련 대규모 손실과 그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를 주요 등급전망 변경 요인으로 꼽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발표한 2024년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14조7653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3% 증가했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해외 사업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 탓에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1조2361억원, 순손실은 990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프로젝트 관련 공정 점검 결과 발생한 1조1000억원 규모 원가 상승분을 2024년 4분기에 일시에 반영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연간 순손실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현대엔지니어링 자기자본의 25.5%에 달한다. 순손실에 따른 자본 감소 영향으로 2023년 말 108.0%였던 현대엔지니어링 부채비율은 2024년 말 243.8%까지 치솟은 것으로 추산된다.
100%대에 그쳤던 부채비율이 1년 만에 25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치솟으며 현대엔지니어링의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됐고, 신용등급 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특히 한기평은 해외사업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 및 그에 따른 재무건전성 저하를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에 사업 및 재무안정성 회복까지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손실의 주 요인이 된 인도네시아 프로젝트가 예정 준공 시점에 이르기까지 원가 재산정 및 공기연장 협의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쟁력 약화 근거로 제시했다.
한기평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업 진행 능력을 포함해 전반적 사업경쟁력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해외 프로젝트가 본원적으로 가지는 매니지먼트 리스크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등급수준에 부합하는 사업경쟁력을 회복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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