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카카오가 비핵심 사업 매각·통합을 위한 후보군 추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의 미래 성장 키워드인 'AI·카카오톡' 등 신사업 집중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12일 카카오 관계자는 "올해 안에 큼직한 사업 매각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며 "정신아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은 당분간 카카오톡, AI와 연관성이 적다고 판단되는 비주력 사업 부문을 추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추가적인 사업 매각은 긴 호흡을 갖고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소규모 조직 재편은 매각보다 비교적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카카오의 주요 계열사들은 현재 몸집 줄이기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카카오게임즈만 해도 지난 9월 모터사이클 무선 통신기기 자회사 세나테크놀로지의 지분 37.55%를 784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최근 카카오VX의 골프용품·헬스케어 플랫폼·NFT 사업 정리를 결정했다. 아울러 카카오 웹툰부문 역시 유럽에 이어 최근 대만·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 결과 카카오의 계열사 숫자는 현재 123개로 지난해 대비 15개나 감소했다.
카카오의 이 같은 행보는 주력 사업의 경쟁력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 3분기만 봐도 전체 매출의 50.9%를 차지하는 콘텐츠 부문 매출이 97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나 감소했다. AI와 카카오톡 등 주력 비즈니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경영효율화를 통한 고정비 부담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체질 개선에 나서게 된 것이다.
시장 한 관계자도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기업공개를 이어온 결과 중앙통제력을 잃은 계열사가 난립하게 된 만큼 비핵심 회사 정리를 향한 카카오의 압박은 한층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며 "AI·카카오톡과 연관성이 적고 성장 가능성도 낮은 계열사들을 통합 및 정리하는 형태로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올해 추가적인 사업 매각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당분간 비핵심 사업을 분류하며 매각 후보군을 추려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다만 경영진의 필요 여부에 따라 소규모 조직 재편 등 비핵심 사업부문 축소·통합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놨다.
카카오 관계자는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되는 만큼 비용 효율화를 이어가며 내년에도 카카오톡, AI 기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열사 서비스 전반에도 AI를 확대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기존 광고, 커머스 부문도 4분기 계절적 성수기 영향이 더해지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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