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효성화학의 특수가스(NF3) 사업부 매각 딜(Deal)이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매각 후 향방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효성화학의 경우 다음 달 만기가 도래하는 40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해소할 수 있게 됐지만, 인수자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삼성전자발 리스크'를 떠안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이외에 펀드 운용사들이 컨소시엄을 결성해 5대5로 인수에 참여하더라도 추후 이사회 구성을 앞두고 결국 지분율에 차등을 두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의 캐팩스(Capex) 취소와 반도체 실적 부진으로 이 회사의 주요 고객인 효성화학의 NF3 사업부 인수합병(M&A)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산업용 가스를 생산하는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경우 매각이 무산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다.
IB 업계에서는 효성화학 역시 삼성전자발 리스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화학 NF3 M&A에서도 '고가 인수'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NF3 사업의 몸값은 현재 1조1000억원대로 거론되는데,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때만 해도 1조3000억원 수준의 가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가격이 하향됐다. 이 관계자는 "IMM 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펀딩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NF3 사업 매출의 75.9%를 책임진 핵심 고객이다. 효성화학의 작년 매출액에서 NF3는 5.9%, 삼성전자 경우 4.4%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3월 NF3의 매출 기여도는 5.7%, 삼성전자는 3.9%에 달했다.
반면 컨소시엄은 당장 삼성전자로 인한 우려는 있지만 블라인드펀드로 진행하기 때문에 투자자 유치에 큰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김영호 IMM PE 대표는 "(효성화학 NF3 펀드 레이징은) IMM 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의 블라인드펀드로 준비한다"고 언급했다. 블라인드펀드는 기존 펀드와 달리 투자 대상을 사전에 정해 두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자를 모집해 투자금부터 조성한 이후 적당한 투자 대상이 확보되면 투자하는 선모집 후투자 방식이다. 대략적인 자금 운용 계획만 짜놓을 뿐, 어떤 상품에 어느 정도의 자금을 투입할진 투자자는 물론 PE도 미리 알지 못한다.
시장 다른 관계자도 "지금처럼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신규 펀딩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기모집한 자금을 운용하는 방식이라 자금 조달에 특별한 어려움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IMM 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 같은 대형 PE들은 블라인드 펀드를 미리 조달해 두는 만큼 펀딩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딜 경우 대형 PE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따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일각에서는 차후 이사회에 원하는 이사진을 앉히기 위해서 IMM 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 중 한 쪽이 지분이 더 많아야 하지 않겠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완전한 5 대 5의 지분 평형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컨소시엄은 인수 대금을 5 대 5로 출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향후 지분율도 5 대 5로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이사 선임 또한 IMM PE와의 합의 하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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