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교보증권 주식 4930만9665주에 대한 보호예수가 오는 20일 해제된다. 교보증권의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이 작년 8월 유상증자를 통해 받은 신주다.

교보증권은 당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준비를 위한 자본확충과 재무건정성 확보, 사업수익성 강화 등을 위해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2500억원(4930만여주)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발행가액은 5070원으로, 액면가(5000원)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교보증권은 최대주주가 작년 유상증자를 통해 받은 물량에 대해 의무적으로 보호예수가 적용됐을 뿐이며, 이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것은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호예수가 해제된다고 해서 최대주주가 갑작스레 주식을 팔리는 없다는 얘기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유상증자를 통해 받은 물량(주식)이기 때문에 (보호예수 해제가) 크게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사실 소액주주들의 주된 불만은 보호예수 해제가 아니다. 최대주주에 대한 유증을 통해 해당 물량이 늘어난 것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작년 유증 당시부터 회사 가치에 비해 너무 싼 가격에 최대주주가 제3자배정을 통해 주식을 받아 갔다며 소액주주에 대한 차별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작년 신주 발행 당시 교보증권의 주당순자산(BPS)은 약 2만4500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신주 발행가액은 BPS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5070원이다. 다만 교보증권은 당시 주가 수준을 반영해 신주 발행가를 정한만큼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주주는 직접 행동에 나섰다. 지난 2월 소액주주 윤모 씨는 박봉권·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이사를 상대로 작년 8월 최대주주를 상대로 한 4930만여주의 신주발행에 대한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오는 12일 변론기일 개최를 앞두고 있다.

앞서 교보증권은 지난 2020년에도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2000억원(2865만주)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2020년과 2023년 두 번에 걸친 유상증자를 통해 교보생명의 보유 지분율은 51%에서 73%로, 다시 84%로 상승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은 하락했다. 소액주주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 수는 그대로지만, 교보증권의 총발행주식 수가 늘면서 지분율이 낮아졌다. 총주식 수가 늘면서 1주당 가치 역시 줄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9년 한때 1만145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5000원 전후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달 3일 종가는 5130원이다. 교보생명의 보유 지분율이 51%에서 84%까지 상승한 사이, 주가는 반토막이 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