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올해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오는 10월 만기도래하는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만기 도래 채무의 4배를 갚을 수 있을 만큼의 현금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공모채를 발행하는 이유는 내년 이맘때까지 갚아야 할 채무가 5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또 향후 3년간 5조원 내외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등 대규모 자금 소요도 예정됐다.
시장에서는 포스코그룹이 장인화 회장의 지휘 아래 보수적인 자금조달 기조를 유지했던 만큼 이번 발행 소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내달 4일 2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에 나선다. 만기별 발행액은 2년물 700억원, 3년물 1000억원, 5년물 300억원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으로 증액할 수 있다. 발행일은 내달 12일이다. 주관 업무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이 맡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공모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만기도래하는 채무를 상환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 2021년 당시 발행했던 2195억 규모 공모채 상환 일정이 오는 10월 돌아온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올해 6월 말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120억원가량이다. 이는 올해 10월 만기도래 채무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포스코에너지를 흡수합병하면서 현금성자산이 크게 늘었다.
최근 장 회장이 이끄는 포스코그룹은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불필요한 차입을 최대한 낮추고, 가급적 넉넉한 현금을 활용하는 기조를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공모채 발행에 나선 포스코그룹 계열사는 포스코이앤씨(3월, 1550억원)와 포스코퓨처엠(7월, 6000억원) 두 곳에 그쳤다.
이 같은 기조를 고려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공모채 발행은 이례적이다. 실제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3월(2000억원)과 7월(800억원)에 만기도래한 채무를 상환하는데 현금을 활용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당시 올해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대두되는 상황인 관계로, 견고한 실적 기반으로 내부창출현금을 적극 활용했고, 차입금 감축 등 재무건전성 강화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현금 상환에 나서지 않고 공모채 시장 문을 두드린 건, 향후 대규모 투자금 확보가 불가피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먼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10월 만기도래 채무를 비롯해, 내년 8월까지 갚아야 할 채무만 5000억원에 달한다.
또 계획된 자본적지출(CAPEX) 규모도 상당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초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종합사업회사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발표, 올해 에너지사업에만 1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어 2026년까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사업과 식량소재·모빌리티사업에 5조원 내외를 투자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보유 현금 자산이 1조원에 달하는 수준이긴 하지만, 투자지출 규모가 5배에 달하는 만큼 추가 자금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얀마 가스전 4단계 투자와 신규 광구 탐사, 호주 자회사 세넥스에너지(Senex Energy)를 통한 천연가스 증산, LNG 터미널 증설 등 다양한 사업부문에서 투자자금 소요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 중이다.
김응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LNG 밸류체인(Value chain) 확장이나 친환경에너지 사업 전환을 위한 성장투자가 가속화될 경우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투자자금 소요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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