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에이스건설이 지난해 실적 개선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2022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지만, 주력 사업 모델인 지식산업센터 불황이 지속함에 따라 대규모 공사미수금이 발생한 탓이다.

11일 에이스건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6147억원으로 전년(3233억원) 대비 90.1%(2913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진행 사업 공정률이 상승함에 따라 수익으로 인식한 공사비가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같은 기간 에이스건설 공사수익은 3198억원에서 6134억원으로 3000억원 가량 늘었다.

주요 사업장을 보면 평택 고덕 1블록 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 공사수익은 지난해 605억원이 인식됐다. 2022년 해당 사업장 공사수익이 118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500억원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아울러 서울 구로구에 공급하는 지식산업센터 아티스포럼 공사수익도 256억원에서 550억원으로 늘었다.

매출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수익성도 개선됐다. 지난해 에이스건설은 영업이익 69억원, 당기순이익 9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22년 영업손실 138억원, 당기순손실 157억원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에이스건설은 매출과 이익 개선에도 공사미수금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에이스건설은 지식산업센터 시공을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현재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침체 국면을 지속함에 따라 공사미수금이 천정부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에이스건설의 공사미수금은 1056억원으로 전년(929억원)보다 13.6%(126억원) 증가했다. 특히 아티스포럼 지식산업센터에 대한 미청구공사 대금이 119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과천 크리에이션 타워(Creation Tower) 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 미청구공사 대금도 1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실적이 크게 개선됐지만, 에이스건설의 현금흐름은 여전히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에이스건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23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161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된 것이다.

지난해 에이스건설이 시공하는 사업장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수익으로 인식한 금액이 많아지며 실적이 개선된 것처럼 보일 뿐 실제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지식산업센터를 가장 많이 시공하는 건설사는 에이스건설"이라며 "관련 경험이 많이 때문에 실수요 위주 지식산업센터 공급이 많아 지난해 실적이 개선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지식산업센터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좋지 않은 상태로 공사비 상승 등에 따른 미수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회사 사정이 좋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에이스건설의 전신은 1994년 9월 설립한 회림종합건설로 2014년 4월 에이스건설로 상호를 변경했다. 원수연 에이스건설 회장이 53.84%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에이스개발도 1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