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대구지역 중견건설사 서한이 지난해 외형 성장과 내실 다지기가 모두 뒷걸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분양시장에서 유독 침체의 골이 깊은 대구광역시를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부동산 시장 경색 국면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만기를 앞둔 브릿지론 상태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있는 만큼 향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6216억원으로 전년(7300억원) 대비 14.8%(1083억원) 감소했다.

서한의 매출 구조는 크게 국내 도급공사와 자체공사로 나뉜다. 회사의 전체 매출의 약 90%가 이들 사업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도급공사는 건축과 토목으로 구분하는데 이중에서도 건축부문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상당한 편이다.

이 기간 서한의 주력 사업 부문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며 전체 매출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서한의 주력 사업인 국내 건축 공사 매출은 3768억원으로 전년(5431억원) 대비 30.6%(1662억원) 감소했다.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수익성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서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42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영업이익이 598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까지 축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금융비용이 109억원에서 183억원으로 급증한 여파로 당기순이익도 393억원에서 85억원으로 감소했다.

서한은 현금흐름도 악화하고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1년 마이너스(-) 89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73억원을 기록, 전년(-1672억원) 대비 적자 폭이 축소했지만, 3년 연속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수주 잔고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수주잔고는 9959억원으로 전년(1조3591억원) 대비 26.7%(3632억원) 줄었다. 지난해 서한의 매출 규모(6216억원)를 고려하면 2년치 일감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규모도 부담이다. 지난해 말 기준 서한의 단기차입금은 1656억원이다. 유동성 장기차입금 규모가 1353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규모는 3009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서한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512억원으로 회사가 보유한 현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기 어려운 상태다.

브릿지론 상태의 PF우발채무도 만기를 앞두고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한의 부동산 PF 우발채무 규모 브릿지론 1029억원, 본PF 4171억원 등 총 5200억원이다. 브릿지론 사업장이 적은 편이지만 이 중 905억원 규모의 PF우발채무가 1년 내 만기가 도래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국 부동산 시장 중에서도 대구지역 침체가 심각했기 때문에 이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는 서한의 타격이 컸을 것"이라며 "현재 현금 규모를 보면 어느정도 현금 창출력은 갖췄다고 볼 수 있어 앞으로 관리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한은 대구에 기반을 둔 건설사로 1976년 설립, 1994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아파트 브랜드 '서한이다음'과 주상복합 브랜드 '서한포레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주주구성을 보면 ▲대왕레미콘 외 6인 11.26% ▲서한장학문화재단 9.85% ▲제산장학문화재단 8.33% ▲조종수 서한 대표이사 2.19% ▲정우필 서한 대표이사 2.07% ▲기타주주 66.30%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