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서희건설이 지난해 매출은 제자리 수준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보다 이익에 중점을 둔 실적 관리가 빛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서희건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1조4419억원, 영업이익은 2282억원으로 전년대비 0.2%, 10% 각각 증가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266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26% 늘었다.

사업부문별로 매출은 건축 91.25%, 토목 6.64%, 플랜트 0.06%, 기타매출 2.05%로 구성됐다. 건축부문의 대부분은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사업이다. 지역주택조합의 개발사업은 자체사업과 달리 분양리스크가 없어 건설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지난해 서희건설의 매출성장률은 제자리 걸음을 했지만 건설·부동산 경기가 침체인 점을 감안한다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원자재값 급등 상황에서도 서희건설은 전년(2022년) 대비 매출원가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동시에 판관비를 줄여 이익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매출원가는 1조1515억원으로 이는 전년(1조1598억원) 대비 82억원을 되레 줄였다. 또 지난해 판관비도 621억원으로 전년(717억원)에 비해 96억원 감소했다. 이는 영업이익에 고스란히 반영돼 영업이익률은 15.8%로 전년보다 1.5%p(포인트) 개선된 것이다. 

다만 영업외 비용과 투자손익 등에서 상당한 지출이 발생해 순이익의 규모는 영업이익 대비 1000억원 가량 차이가 벌어졌다.

영업외손익 부문은 지난해 713억원의 지출이 발생했다. 이는 기타수익 163억원보다 기타비용이 877억원으로 훨씬 컸기 때문이다.

기타비용의 대부분은 대손상각비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기타대손상각비는 623억원으로 전년(268억원) 대비 2.3배나 늘었다. 최근 건설경기 전반에 유동성 경색이 발생하자 이에 따른 다양한 부분에서 미수금이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한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의 투자손익도 239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다만 서희건설이 보유한 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의 지난해 평가액이 증가하면서 금융수익 272억원을 기록해 어느정도 상쇄시켰다.

서희건설은 재무건전성도 개선됐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82%로 전년(113%)보다 약 31%p(포인트) 낮아졌다. 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를 모두 줄었다. 특히 유동부채는 5900억원으로 전년(7116억원)보다 17% 가량 줄였다.

부채에 포함된 차입금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차입금 의존도도 낮아졌다. 서희건설은 이미 낮은 수준의 차입금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데 2022년 8.6%에서 지난해 7%로 더욱 건전성이 높아졌다.

현금흐름은 전체적으로 유출이 많았다. 이는 영업손실이 아니라 투자와 재무활동의 현금유출이 늘어서다. 본업인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는 806억원의 유입이 발생했다. 반면 재무활동현금흐름과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는 총 1271억원의 유출이 발생해 지난해 전체적으로 465억원의 현금유출이 발생했다. 이는 차입금 상환 및 금융상품 투자로 인한 현금유출로 지난해 현금성자산은 2202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올해는 선별적인 수주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지속하며 수익성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