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최대주주가 갑작스레 바뀐 강스템바이오텍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 측은 단순 투자라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세종이 마음만 먹으면 경영권을 언제든지 빼앗을 수 있는 만큼 사실상 적대적 M&A를 당했단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지난 8일 최대주주가 강경선 고문에서 세종으로 변경됐다. 세종은 지난달부터 이 회사 지분 매입에 나섰으며, 이달 들어 장내매수 및 유상신주 취득을 통해 680만주(12.16%)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세종은 코스닥 상장사 세종텔레콤의 최대주주며 정보통신공사 및 임대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세종텔레콤은 기간통신사업자로 전용회선을 비롯해 유·무선전화 등 종합통신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매출 규모는 3000억원 수준이다.
세종은 일단 투자 차원에서 강스템바이오텍 지분을 매집했단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세종이 단번에 최대주주 지위를 꿰찬 것을 고려할 때 사실상 적대적 M&A를 당했단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사실 강스템바이오텍은 과거부터 외부의 경영권 공격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수 차례 제기돼 왔다. 실제 강스템바이오텍의 최대주주인 강경선(창업자,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기술고문은 장내매도와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 희석 효과로 지분율이 계속 감소해왔다.
강 기술고문은 2019년 10월28일 퓨어스템-에이디 주의 임상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를 확보하지 못함에 따른 주가 하락 여파를 피하기 위해 주식담보계약을 일부 해지하며 보유주식 약 62만주를 장내매도 했다. 이에 당시 보유지분은 12.72%에서 9.74%로 떨어졌다. 이후 4번의 장내매도로 9.20%까지 떨어졌으며 2021년 10월 유상증자 당시 배정분의 39.9%만큼 청약에 참여하며 보유지분은 6.07%까지 희석됐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7.41%에 불과했다.
올해 10월 유상증자에서도 적극적인 참여를 하지 못하며 지분이 희석됐다. 강 기술고문은 배정분(1주당 0. 4736166080주의 비율)의 약 30%만 참여해 현재 보유 지분은 4.7%까지 떨어졌고, 우호지분을 포함해도 5.9%에 불과하다. 세종과 6.26%포인트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에 한양증권은 최근 투자설명서에 "강스템바이오텍이 상장 이후 현재까지 경영권 변경 또는 분쟁 사례가 존재하지 않지만 이번 증자로 인해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감소할 수 있으며, 향후 적대적 기업인수 등으로 인한 경영권 분쟁이 대두될 가능성도 있다"고 명시했다. 이 회사의 지적대로 세종이 지분 매집 목적으로 경영 참여로 바꿀 경우 강스템바이오텍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 목적은 언제든 변경할 수 있는 만큼 이미 적대적 M&A를 당한 걸로 봐야 한다"며 "그동안 최대주주 지분 희석 문제를 모르지 않았을 텐데 이를 미리 대비하지 못한 강스템바이오텍 잘못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는 "(세종의 지분대량 매입은) 보유보고에 대한 공시를 통해 인지했다"며 "바이오 기업 특성상 지분 외 기술 및 특허 등으로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종에서 주식 취득 시 그 목적을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는 일반투자로 밝힌 바 있다"며 "현재 경영권이나 회사운영에 변동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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