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3년 전 인수한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 매각을 위한 닻을 올렸다. 2016년 좋은라이프 투자를 시작으로 복수의 동종회사을 인수하며 현재의 프리드라이프를 완성한 VIG파트너스는 7년만에 상조업에서 완전히 손을 털게 됐다. 업계는 이번 투자회수로 VIG파트너스가 원금의 3~5배에 달하는 수익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국내 1위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유력한 후보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다. 주관사 선정이 마무리 되는대로 태핑(수요조사) 작업을 시작하고 투자설명서(티저레터)를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1분기까지 딜을 클로징하는 것이 목표다.

매각 대상 지분은 프리드라이프 지분 100%다. 프리드라이프는 현재 VIG파트너스가 지분 58%를 보유하고 있다. 다른 주주로는 TS인베스트먼트(5.16%), 마스턴파트너스(7.5%) 등이 있다. 이번 거래는 VIG파트너스가 나머지 주주의 지분을 모두 묶어 파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프리드라이프가 자기주식으로 25%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주식 거래에서는 제외된다.

매각가로는 1조원 중반대의 가격이 거론된다. 이는 회사의 매출·영업이익 규모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프리드라이프가 1위 상조기업의 위치를 공고히 한 데다가, 올해 4월 국내 최초로 2조원이 넘는 선수금을 확보한 것이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게 한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프리드라이프는 지난해 매출 1829억원, 영업이익 309억원을 올렸다.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VIG파트너스는 투자원금의 3배가 넘는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VIG파트너스가 현재의 프리드라이프를 만들면서 투입한 금액은 총 3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펀드에서 투입한 자금은 대부분 회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매각대금으로 일부 투자원금을 되찾아오고 인수금융만 상환하면 나머지는 모두 수익으로 잡힌다.

VIG파트너스가 상조업에 처음 투자한 것은 지난 2016년이다. 당시 630억원을 투자해 좋은라이프 지분 84%를 인수했다. 투자비히클로는 7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3호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했다. 이후 볼트온(동종기업 인수) 전략을 구사하며 좋은라이프를 통해 금강문화허브(2017년)와 모던종합상조(2019년)를 차례로 인수했다.

2020년에는 업계 1위였던 프리드라이프를 2600억원에 인수했다. VIG파트너스가 4호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좋은라이프 유상증자에 참여, 인수자금을 공급했다. 당시 인수 주체인 좋은라이프가 VIG파트너스에 500억원 상당의 인수금융을 제공하기도 했다. 좋은라이프의 자회사가 된 프리드라이프는 이듬해 모회사인 좋은라이프를 역합병하며 현재의 회사로 재탄생했다.

VIG파트너스가 처음으로 엑시트(투자회수)에 나선 것은 지난 2021년이다. 자본재조정(리캡)을 단행하며 프리드라이프(당시 좋은라이프) 인수금융을 조기 상환했다. 동시에 1500억원의 인수금융을 새롭게 일으켜 펀드투자금을 상당수 회수했다. 같은 시기 500억원을 받고 지분 10% 가량도 마스턴파트너스에 넘겼다.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5000억원 수준이다. 2년 만에 기업가치가 2배 이상 상승한 셈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VIG파트너스가 상조업에 투자한지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투자회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볼트온 전략을 수차례 구사하며 회사를 크게 키워온 만큼 이번 매각에서 상당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