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IPO(기업공개) 후퇴 이후 마켓컬리의 경영 전략은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공간(오프라인) 확대로 직결된다. 실제로 마켓컬리는 설립 8년 만에 첫 대규모 페스티벌 행사를 열어 협력사와 소비자가 직접 대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또, 국내 최대 점포를 보유한 편의점 'CU' 내에 '컬리존'을 운영할 계획이다.

마켓컬리(컬리)는 이달 6일부터 4일간 서울시 소재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컬리 푸드 페스타'를 진행했다. 이 기간 약 2만명의 인파가 몰리며 북새통을 이뤘다. 해당 페스타에 컬리에 입점해 있는 85개의 협력사가 다양만 먹거리와 즐길 거리를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컬리 관계자는 "평일에도 기대 이상의 고객이 몰리자, 한 대형 협력사 회장은 소비자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5000만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그 자리에서 내놨다"고 자랑했다.

또한 컬리는 이달 중순 편의점 CU 운영사 BGF리테일과 '온·오프라인 플랫폼 기반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한 MOU를 맺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컬리는 BGF와 협업해 장보기와 뷰티에 특화된 혁신 오프라인 매장을 개발, 조만간 전국 CU에서 보라색 특화 코너(컬리존)를 볼 수 있게 된다.

컬리의 이 같은 행보에 시장에선 당연한 수순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오프라인 공간이 고객들에게 재미와 이색 경험을 제공하여 브랜드 각인 및 미래 고객 유입을 노릴 수 있는 데다, 소비자의 니즈를 살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커머스(온라인) 기업들이 팝업스토어 등 소비자 접점을 확대해 왔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나아가 온라인의 성장 침체와도 맞닿아 있다. 앤데믹으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소비자가 이동하면서 이커머스 기업들의 성장률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오프라인 유통업체 12개사는 컬리가 설립된 2015년부터 7년간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작년의 경우 9.5%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이러한 가운데 오프라인 13개 업체의 매출 증가율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19년(-1.8%)과 2020년(-3.6%) 역성장한 뒤 2021년 7,5%, 2022년 8.9%로 상승세를 나타내며 온라인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오프라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컬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수익성 창출일 것이다. 한때 4조원(2021년 프리 IPO)에 달했던 몸 값이 지속된 적자와 자금시장 악화로 올 초 2조6000억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사실 컬리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오프라인 행보가 늦지 않았냐는 생각도 든다. 2015년 업계 최초로 샛별배송(새벽배송)을 선보이며 업계판도를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팡 등 이커머스 기업들의 새벽배송 참전으로 컬리의 강점이 빛바랬고, 이후 뷰티컬리 등 컬리의 신사업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며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제 재도약을 위한 전환의 시점이 왔다. 컬리가 샛별배송으로 등장했을 때와 같이 다시 한번 게임체인저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