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올해 화장품 사업에서 인수합병(M&A) 전략을 재가동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화장품 사업 성장세가 예전만 못한 만큼 신성장 동력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M&A 전략이 화장품 관련 신사업 발굴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말 기획실 산하에 M&A 전담팀을 신설하고 투자 준비로 바삐 움직이고 있다. 목표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적극적인 M&A를 추진하는 것이다.
화장품 분야의 M&A가 유력한 것은 해당 사업의 실적과 무관치 않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사업 매출액이 336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처럼 성장률이 주춤한 것은 수입 화장품 매출이 24% 늘었는데도 자체 브랜드인 비디비치 매출이 30% 이상 줄어든 영향으로 파악된다.
지난 3년 전과 비교해 보면 성장세 둔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비디비치를 시작으로 화장품 사업에서 외형을 확대했지만 매출 성장률은 하락세다. 연도별 매출 성장률을 살펴보면 2018년 254%에 달했으나 2019년 66%로 떨어졌고 2020년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줄어들며 마이너스(-9%)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체질 개선을 통해 패션 사업은 비교적 안정화됐지만 화장품 사업의 경우 과거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됐다"며 "최근 주춤한 성장세를 끌어올리기 위해 화장품 사업에서 M&A를 검토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분야가 글로벌 진출이 용이하다는 점도 M&A 가능성이 높은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화장품 사업은 K-뷰티에 대한 인지도와 활발한 유통망 덕분에 해외 진출에 수월하다. 신세계가 지난해 휴젤 인수를 검토했던 것도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화장품 사업에서 M&A를 할 경우 공격적인 M&A보다 기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사업 발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자체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 만큼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올해 매출 성장률 목표를 전년 대비 6~10%로 다소 보수적으로 제시하긴 했지만 대규모 M&A를 진행하게 되면 비용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면서 "기존 브랜드들의 실적 개선도 중요한 만큼 신중하게 M&A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패션·화장품 등 모든 분야에서 M&A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올해는 적극적인 신사업과 사업효율화를 추진해 좋은 실적을 이어나가겠다"면서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았으나 M&A 전담 팀을 중심으로 옥석 같은 브랜드를 발굴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