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수아 기자] DB생명이 '형님' DB손해보험으로부터 15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는다. DB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업계 평균을 한참 밑돌고 있다. 이번 증자로 DB생명의 RBC비율은 약 30%포인트(p) 상승할 전망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DB생명은 15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신규 발행하는 발행하는 보통주 1200만주 전량은 최대주주인 DB손해보험이 인수했다.
DB손해보험은 관련공시에서 "자회사의 재무건전성 및 경영효율성 증대"를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말 DB생명의 RBC비율은 162.51%이다. 지난 2019년 말 기준 176.17%에서 약14%p , 지난 1분기 말 기준 165.51% 보다 3%p 각각 떨어진 수치다. RBC 비율은 회사가 예상하지 못한 손실을 입거나 혹은 자산가치의 하락 시에도 보험계약자에 대한 채무를 얼마나 이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 보험업계 평균 RBC비율은 277.2%, 생명보험사들의 평균 RBC비율은 292.6%를 기록했다. 이를 고려하면 DB생명의 RBC비율은 업계 평균을 한참 밑돈다.
그럼에도 이미 후순위채와 영구채 등으로 보완자본을 늘려온 DB생명은 시장 조달을 통한 추가 자본 확충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앞서 DB생명은 지난 2018년부터 총 171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해당 후순위채는 오는 2028년과 2029년 각각 만기도래한다. 후순위채의 경우 잔존만기가 5년 이내가 되면 해마다 자본인정금액이 20%씩 차감되는 만큼, 아직 DB생명의 후순위채는 향후 2~3년간 전액 자본으로 인정된다. 더불어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역시 두 차례에 걸쳐 700억원을 발행했다. 연간 약 120억원의 이자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시장 조달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러나 결국 '형님' DB손보가 나선 것으로 보인다. DB손보는 DB생명의 지분 99.83%를 보유한 대주주로 사실상 '공동' 운명체에 가깝다. 평균을 밑도는 DB생명의 RBC비율은 결국 DB손보로 전이될 수 있다.
RBC비율은 연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산출한다. DB생명의 가용자본과 요구자본이 DB손보에 합산되서 산출되는 만큼 DB생명의 재무 상황은 DB손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단행되면 DB생명의 RBC비율은 약 32.1%p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DB생명 관계자는 앞서 "현재 K-ICS 도입을 대비한 선제적 자금 조달은 대부분 마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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