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아라 기자] KT스카이라이프가 실적 악화에도 곳간을 두둑이 채웠다. 2014년 본격화된 순차입금 감소 추세가 지난해에도 이어지면서 4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KT스카이라이프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연결기준 638억4900만원으로 전년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증가율 101%로 약 321억원 가량 불었다.

위성방송 가입자가 주춤하면서 실적이 감소했지만, 렌탈 등 신사업 가입자가 늘면서 현금 보유량이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된다.

KT스카이라이프의 지난해 매출은 연결기준 전년대비 0.7% 증가한 6908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1.5% 감소한 667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9% 줄어 520억원을 기록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 사업자로 2002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가입자가 늘었지만 IPTV가 유료방송시장을 주도하면서 가입자는 소폭 감소 추세에 있다.

지난해 KT스카이라이프의 총차입금은 39억5000만원이다. 전년보다 19.4%(6억4300만원) 늘었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599억원이다. 전년대비 315억원 가량 줄었다. 2015년 마이너스 751억원을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순차입금이 감소한 이유는 현금성 자산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018년에 610억원의 차입금을 갚으면서 현금 유출이 크게 늘었다가, 지난해 차입금 상환 규모가 ‘0’이 되면서 현금 유출액이 감소한 결과다. 이에 따라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88억원으로, 전년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2018년에 상환한 부채는 단기차입금 10억원, 유동성장기사채 600억원이다. 이로인해 총차입금은 641억1800만원에서 33억700만원으로 20분의 1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현금성 자산은 657억4700만원에서 317억2800만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2015년 4월 KT스카이라이프는 600억원 규모의 4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를 차환 용도로 발행했다. 만기가 되자 보유한 현금으로 차입금을 갚으면서 차입금 규모를 대폭 줄인 것이다.

KT스카이라이프의 순차입금은 2014년부터 꾸준히 줄었다. 2014년 말 기준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266억원이다. 전년대비 954억원 가까이 줄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줄면서 현금성 자산이 늘어난 까닭이다. 이듬해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751억원으로 485억원 가량 감소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채 비율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부채 비율은 10년 동안 꾸준히 줄다가 지난해 22.5%로 최저치를 달성했다. 전년대비 13.7%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 2010년부터 본격화됐다는 게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의 설명이다. 고정비 감소에 따른 효과라는 것이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2010년까지 창사 이래 10년 간 자본잠식 상태였다. 위성과 초기 방송센터 투자비가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라며 “이후 투자비와 고정비가 해소되면서 2010년 이후 재무건정성이 좋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년간 확보한 400만명의 가입자를 기반으로 꾸준히 수신료가 발생하고, 커머스나 가전 렌탈 등 신사업 부가 매출도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성방송 가입자 감소에 대해서는 “케이블TV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감소폭은 크지 않다”며 ”IPTV 가입자 증가에 따른 영향을 덜 받는 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