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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에 잠식당한 기업가정신
딜사이트 유범종 산업3부장
2025.03.19 07:00:35
사모펀드 차입매수·단기차익 행태 규제로 다듬어야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08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유범종 산업3부장] 20세기 위대한 경제학자로 손꼽히는 요셉 슘페터(Joseph Schumpeter)는 기업가정신과 경제 발전의 상관관계에 대한 많은 연구를 수행했다. 그는 혁신을 바탕으로 한 기업성장과 이익추구가 기업가정신의 핵심이며 이는 경제를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 엔진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홈플러스 사태를 보면서 기업이 자본에 잠식당하면 기업가정신이 얼마나 희석될 수 있는지 씁쓸한 감정이 절로 든다.


국내 1세대 대형마트로 꼽히는 홈플러스는 한때 업계에서 가장 큰 사세를 자랑했지만 이달 돌연 기업회생에 들어가며 큰 후폭풍에 맞닥뜨리고 있다. 더욱이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자구적인 노력 없이 회생절차를 신청한데다 직전까지 기업어음(CP) 등을 발행한 사실이 밝혀지며 도덕적 해이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일각에선 기업가정신이 결여된 사모펀드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실 사모펀드의 특성을 들여다보면 기업을 인수해 단기간 내 최대한의 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움직인다. 기업의 장기적인 방향과 지속성장을 위한 투자 등에는 아무래도 소홀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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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주인이 된 건 정확히 10년 전인 2015년이다. MBK파트너스는 당시 영국 유통업체인 테스코로부터 6조원에 지분 100%를 사들였다. 인수자금은 MBK파트너스와 공동투자자들이 3조2000억원을 조달했고 나머지 2조7000억원은 홈플러스 명의로 금융권 차입으로 충당했다.


그 결과 홈플러스는 천문학적인 금융비용과 함께 투자비용 회수 부담까지 떠안아야 했다. MBK파트너스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우량점포까지 포함한 20여개의 점포를 폐점 혹은 매각하는 등 자산유동화에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굳건했던 홈플러스의 경쟁력은 점차 도태되어갔고 결국 생존의 기로에까지 내몰리게 됐다.


(그래픽=신규섭 딜사이트 기자)

비단 이러한 현상은 홈플러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례없는 팬데믹과 장기 불황의 터널을 지나면서 자금력이 약해진 기업의 사모펀드 인수 사례는 점차 늘고 있고 이들 기업들은 지속성장을 위한 투자보다는 단기적인 수익 창출과 배당, 자산유동화 등에 더 집중하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금융당국도 이러한 문제점들은 인지하고 사모펀드 현황과 제도개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할 때 차입매수(LOB) 등의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각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전망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5% 안팎 수준에 그칠 공산이 크다. 한때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하기도 했지만 전 산업에 걸쳐 점차 경쟁력이 도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기업가정신마저 위태로워진다면 국내 경제는 더욱 암울해질 수 있다.


기업의 경제활동 과정에서 사모펀드를 통한 자본 조달은 앞으로도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다만 홈플러스와 같은 사태가 다시 재발되지 않으려면 사모펀드가 단기적인 이익만을 쫓아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지 못하도록 관련 법과 규제를 더욱 꼼꼼히 다듬는 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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