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뉴스 랭킹 이슈 오피니언 포럼
산업 속보창
Site Map
기간 설정
딜스탁론-딜사이트씽크풀스탁론
현대판 '봉이 김선달' 포비아
딜사이트 이진철 편집국장
2025.04.04 08:30:19
홈플러스·발란發 유통업계 미정산 공포, 도적적 해이 엄벌해야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3일 10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진철 편집국장] 수천냥을 받고 평양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전설의 사기꾼 '봉이 김선달'의 일화들을 보면 무일푼으로 막강한 권력자인 한양 양반과 깍쟁이 부자 상인들을 속여 넘긴 기발함이 나온다. 지금 같아선 사기죄로 엄벌에 처해질 법한 김선달의 속임수에 통쾌함이 느껴지는 건 힘없는 서민이거나 약자가 아닌 막강한 권력자를 골탕 먹였다는 해학이 곁들여졌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마트 홈플러스에 이어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까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유통업계 납품대금 미정산 사태가 현대판 봉이 김선달에 비유된다. 


동아시아 최대 사모펀드로 불리는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9월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인수대금 중 5조원을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았다. MBK는 인수자금 대부분을 인수대상 회사인 홈플러스 자산을 담보로 충당했다. 사모펀드(PEF) 업계에서 통용되는 피인수기업 자산을 담보로 돈을 조달한 LBO(차입매수) 방식을 활용한 것이다. 하지만 결국 과도한 차입금을 홈플러스가 갚아왔다는 점에서 현대판 봉이 김선달 같은 기업 인수방식이 이번 사태의 발단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홈플러스는 협력업체별로 계약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상품을 납품받고 한두달 뒤 대금을 정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신청으로 납품 대금과 정산금 등의 비용을 법원의 조기 변제를 허가받아 지급하는 상황이다. 홈플러스 일부 입점업체들이 납품 중단과 선납 요구로 갈등을 빚는 것도 대금을 정산받지 못하고 떼일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관련기사 more
총성없는 관세 전쟁 생존법 이재용 회장의 사즉생 의미 김새론과 MBK '냄비 여론' 이복현 원장이 남긴 유산

소비자와 판매자들의 거래 자금을 마치 자기 돈처럼 돌려막기식으로 운영하는 e커머스업계의 관행도 현대판 봉이 김선달과 다를 바 없다. 발란도 판매자 정산 주기와 대금 보관 방식이 문제였다. 고객이 결제하면 대금을 최대 2개월 후에 판매자에게 정산해 주기 때문에 정산 대금을 다른 용도로 돌려쓰고 현금이 부족해진 끝에 입점사들이 피해를 입는 사태가 발생했다. 


발란측은 "회생 절차와 인수합병(M&A)을 병행, 외부 인수자를 유치해 상거래 채권을 변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입점사들의 미정산 포비아는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티몬·위메프 사태로 수많은 피해업체가 발생해 당시 제도를 조속히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결국 유사 피해사례가 재발하고 말았다.


홈플러스 사태가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2만여명의 종업원과 수천여 납품·입점업체 등 중소상인들의 큰 피해가 불가피하다. 발란의 1300여개 입점사들도 가뜩이나 내수 부진으로 힘겨운 상황에서 판매대금 정산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영업 차질에 심지어 폐업하는 사례까지 나온다고 한다. 


상거래의 기본은 신뢰다. 납품 대금이 제대로 정산되지 않고 중간에 착복하고 떼이는 사례가 반복된다면 유통업계 질서가 깨지고 혼란은 일파만파 커질 수 있다. 설화 속에서 막강한 권력자를 골탕먹이는 통쾌함은 온데간데없고 힘없는 서민과 약자를 대상으로 도덕적 해이 비판을 사고 있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에게 엄한 처벌이 내려져야 하는 이유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한국투자증권
lock_clock곧 무료로 풀릴 기사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more
딜사이트 회원전용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
Show moreexpand_more
D+ B2C 서비스 구독
Infographic News
IPO 대표주관 실적
Issue Today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