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반도체 패키지·테스트(OSAT) 업체인 두산테스나가 지난해 모바일 업황 부진의 여파로 테스트 가동률이 줄면서 영업이익에 타격을 입었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IT산업의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설비 투자 조절과 제품군 다각화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두산테스나는 지난해 매출 3732억원, 영업이익 3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직전년 대비 10.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7.6% 줄었다. 법인세비용차감계속사업이익도 33.3% 줄었으며 당기순이익도 25.1% 감소했다.
이번 실적 부진에는 고객사의 모바일 제품군의 재고 조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업황이 둔화되면서 고객사가 신규 발주를 축소해 생산시설 가동률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매분기 60%를 상회했던 모바일향 이미지센서(CIS) 가동률은 4분기에서 그 아래로 하회했고, 시스템온칩(SoC)도 3분기 대비 18% 하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두산테스나 매출의 대부분이 모바일향 제품군에서 나오는 만큼 이익도 동반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초반까지 모바일 산업 둔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1분기 실적에서도 고배를 마실 것으로 보인다. 조수헌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회사의 1분기 연결 매출액을 715억원, 영업적자 35억원으로 적자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1분기 이후에는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완료되고 감가상각비도 줄면서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두산테스나는 업황과 고객사 실적 등을 주시하며 설비 투자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증권사를 대상으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시설 투자를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부터 기초 공사를 진행해온 경기 평택시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내 제2공장 건설 계획도 보류된 상태다. 이러한 결정에는 주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있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그러나 제품군 다각화를 위한 투자에는 적극 나선다. 이 회사는 차량용 반도체, 메모리 컨트롤러, 인공지능(AI) 가속기 등으로 저변을 확장하고 있다.
이중 차량용 반도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차량용 시스템온칩의 연간 가동률이 직전년 대비 40% 증가했으며 매출액도 860억원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4분기에는 전방 산업 부진으로 다소 하락했지만 모바일 업황 부진에도 실적에 일정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AI 가속기의 경우 지난해 매출의 1%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최대 100억원까지 바라보고 있으며 대만 등 해외 고객사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인수합병을 통해 외연 확장에도 나섰다. 두산테스나는 28일자로 자회사였던 엔지온과 합병을 완료했다. 엔지온은 반도체 후공정 기업으로 칩 선별과 재배열, 웨이퍼 연마, 절단 기술과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는 물론 두산테스나의 패키지 테스트와 연계한 턴키 솔루션 수주에도 나설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엔지온 팹 개선을 위한 투자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엔지온의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당장 성과를 내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 업황 변화를 주시하는 동시에 사업 다각화를 위한 노력에 나설 계획이다. ㈜두산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대부분의 매출을 차지하는 만큼 실적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며 "업계 특성상 반도체 생산·수요가 많아질수록 일거리가 생기는 구조다. 현재 추가적인 수주를 확보하기 위한 과정에 있다고 봐 달라"고 전했다.
조 연구원도 "단기적인 악재를 뒤로 하고 파운드리 고객사 추가 수주에 따른 실적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 또한 2024년 고객사 차량용 물량을 100%까지 확보했는데, 추가 수주는 회사의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고객사 다변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 중이며 해외 고객사 확보를 통한 외형 성장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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