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미세먼지 전기집진기 제조업체 리트코가 공개 매각을 추진한다. 오는 27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하고 내년 1월 13일까지 인수제안서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리트코는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위해 공개경쟁입찰 방식 매각에 나선다. 매각주관사는 삼일회계법인이다. 이번 매각은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 등 외부자본 유치 방식으로 진행한다. 리트코가 유상증자를 실시해 발행하는 신주를 매수자가 인수하는 방식이다.  

리트코는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기반으로 인프라 사업의 통합 시스템과 산업 플랜트용 관제 시스템을 제공한다. 1995년 설립했으며 2014년 지하철 터널, 승강장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양방향 전기집진기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지하철 본선 환기구에 설치하는 양방향 전기집진기는 열차 진입 시 발생하는 바람으로 터널 내 공기를 외부로 배출한다. 열차가 지나가고 나면 자연 환기로 터널 내부에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걸러낸다.

회사는 2009년 자회사 효천을 설립해 포스코DX, 에스티큐브와 컨소시엄을 이뤄 기부채납 방식으로 지하철 스크린도어 광고판 사업에 참여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이 흑자 달성에 실패하면서 2021년 회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한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리트코는 당시 포스코DX로부터 175억원을 차입해 연대보증채무를 변제했는데 이때부터 회사의 현금 유동성이 악화하기 시작했다. 회사는 해외지사, 현지법인 등을 설립해 사업을 확장하고자 했지만 연이은 해외사업 실패로 대규모 비용이 발생했다. 

결국 리트코는 지난 7월 수원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받아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2022년 회사의 매출액은 620억원, 영업이익은 50억원이며 지난해는 매출액 490억원, 영업손실 5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7월 기준 자산 총계 617억원, 부채 총계 998억원,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 381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업계에서는 리트코의 수주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제4차 지하역사 공기질 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터널과 본선 선로에 집진기를 설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회사가 115억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는 점도 리트코의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유암코(연합자산관리)와 IBK금융그룹은 리트코의 사업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해 2021년 기업재무안정펀드로 25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당시 유암코-IBK는 리트코가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와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했다. 

올해 7월말 기준 리트코 지분율은 ▲유암코아이비케이금융그룹기업재모안정사모투자합자회사 42.88%(상환전환우선주 13.2%, 보통주 29.7%) ▲인터베스트 15.77% ▲베어스톤파트너스 12.24% ▲그루투자파트너스 10.26% ▲기타 18.85%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M&A에 서울 강남 역삼동에 위치한 리트코 사옥도 포함돼 있다"며 "매수자는 향후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면 추가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