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네덜란드계 자산운용사인 로베코자산운용이 2025년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과 관련해 아시아 증시에 주목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시아 증시가 미국과 비교해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측면에서 저평가됐다는 분석에 의거했다.
조슈아 크랩 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는 3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로베코 2025년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아시아 주식시장은 미국보다 굉장히 저렴하고 시장에서 기대하는 수준도 낮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2024년 미국 주식시장은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대체로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크랩 대표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 역시 향후 기업 대상의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 등이 예상되는 만큼 미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크랩 대표는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과거와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선으로 올라온 점을 변수로 바라봤다. 미국 상장기업이 거두는 이익이 현재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만큼 늘어나지 못한다면 증시가 하락할 위험성 역시 있다는 전망이다.
크랩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인도, 일본, 중국,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을 아우르는 아시아 주식시장을 투자처로 주목했다. 그는 "아시아 주식시장은 미국과 비교해 매우 저렴한 편"이라며 "아시아 주식시장을 향한 기대 수준도 매우 낮다"고 바라봤다.
그럼에도 크랩 대표는 일본에서는 최근 리플레이션(물가 오름세 회복)은 물론 대출금‧임금 증가 등의 변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중국 주식시장도 바닥을 친 상태이며 지금보다 증시가 더 하락하면 정책당국의 개입 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국가에 대해서는 공급망 다변화와 외국인 직접투자가 증가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주식시장은 올해 강세를 보였는데 최근 약간 하락하면서 오히려 투자기회가 나타나고 있다고 바라봤다.
크랩 대표는 한국에 대해서도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을 실시 중인 점이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봤다.
그는 "성공적인 밸류업 정책 실행은 일본의 사례처럼 주주에게 상당한 보상이 될 수 있고 실천 효과 역시 전체 경제 상황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도 달성할 수 있다"며 "밸류업 동력이 나쁘다고는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해서는 "아시아 주식시장의 반도체 업종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종목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시기마다 제품별 수요가 균일하지 않은 만큼 그때마다 저평가되는 하위 업종이 나타나는 것도 일반적"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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