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페이는 태동기(2014~2016년), 성장기(2017~2018년), 역량 강화기(2019~2020년)를 거쳐 현재 도약기(2021년~)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플랫폼 구축에 주력한 이전과 달리 플랫폼 고도화와 비전 실현을 본격 수행하는 시기라는 의미다. 카카오 창업주의 사법 리스크로 계열사에 위기감이 드리워진 가운데 도약기를 보내는 카카오페이의 현황과 경영 전략 등을 살펴본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장기보험 시장 공략에 차츰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은 해외여행보험 등 생활밀착형 미니보험(소액 단기보험)을 통해 외형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려면 결국 전통 손해보험사와 마찬가지로 고수익 상품인 장기보험에 무게를 실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보험의 경우 대면 영업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만큼 디지털 손해보험사의 한계를 뛰어넘을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26일 카카오페이손해보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영업수익)은 114억55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377% 급증했다. 분기별 매출 규모가 100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1~3분기 매출은 272억9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786.2% 성장했다. 매출은 보험수익, 재보험수익, 투자수익 등 항목으로 구성된다.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가 매출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카카오페이증권은 연간 매출 성장 폭이 400%를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올해 3분기만 해도 장기여행해외보험, 초중학생보험, 골프보험 등 상품이 출시됐다.
다만 매출 성장에도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경우 보험수익이 매출에서 대부분 비중을 차지하는데 보험손실 규모는 오히려 확대됐기 때문이다. 아직 영업기반을 다지기 위한 초기비용 지출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해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올해 1~3분기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보험손실은 307억원으로 전년 동기(255억원)와 비교해 확대됐다. 보험비용이 보험수익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한 탓에 손실 규모가 커졌다. 보험손실은 보험수익보다 보험비용이 클 때 발생한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3분기 순손실 규모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출범한 지 이제 막 2년이 지난 만큼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적자를 크게 신경 쓰는 분위기는 아니다. 하지만 앞서 디지털 보험시장에 뛰어든 다른 보험사의 상황에 비추어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장기보험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현재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주력하는 미니보험 시장은 고객을 비교적 쉽게 모을 수 있지만 수익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기보험과 비교해 자산운용 측면에서 이점도 크지 않다.
보험사는 보험사업뿐 아니라 보험료를 전략적으로 운용하는 투자사업을 통해서도 수익을 창출하는데 보험 상품의 만기가 짧으면 장기 투자 등에서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올해 영유아보험과 초중학생보험 등 장기보험 상품을 차례로 출시하며 장기보험 시장에 발을 들였다. 아직 성과는 크지 않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1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장기보험 시장 공략에서 최대 과제는 판매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여행보험처럼 구조가 간단한 미니보험은 비대면으로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지만 장기보험은 여전히 대면 채널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된 뒤로 전통 손해보험사와 디지털 손해보험사 너나 할 것 없이 장기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는 점도 부담이다. 장기보험이 IFRS17에서 수익성 지표로 여겨지는 CSM(보험계약마진) 확보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장기보험 판매 경쟁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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