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다날'이 본업 중심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전환사채(CB)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신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비결제 사업부문 계열사를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본업과 동떨어진 자회사들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본업 중심의 새 판짜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다날은 최근 350억원 규모의 8회차 CB를 발행했다. 조달자금은 전액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제휴인프라와 본인인증 등 리소스 제공 등의 확대를 통해 결제서비스 인프라를 보다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선불통합 관리 및 글로벌 온체인 결제 서비스 등 신사업에도 조달자금을 투입한다.
내부적으로 가상자산 등 글로벌 결제 서비스 확대를 위한 투자도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또 비결제 부문 자회사는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전략적 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다날이 본업과 무관한 신사업을 추진해왔다면 최근 본업 중심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재 다날은 11개 종속회사를 두고 있다. 이들 종속회사는 커피 프렌차이즈를 비롯해 렌탈서비스, 음원 제작, 전자상거래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던 다날이 본업 강화에 나선 건 자회사들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본연의 결제서비스에서 꾸준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반면 자회사들의 부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모바일콘텐츠 사업을 영위하는 다날엔터테인먼트 1곳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최소 6곳의 계열사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범위를 지난해로 넓히더라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다날 플랫폼 1호와 디스튜디오를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냈다. 이 기간 렌탈서비스업을 영위하는 플렉스페이는 파산했다.
자회사들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보니 별도와 연결재무제표 간 격차도 상당하다. 다날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9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반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역시 별도 기준으로 209억원이지만, 연결 기준으로 35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불어난 이자비용이 이익을 갉아먹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88억원의 이자비용이 발생, 순손실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2021년 사업 다각화를 위한 지분 취득 목적의 7회차 BW 채무잔액 113억원을 최근 만기 전 취득하게 되면서 현금 보유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487억원이던 현금(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에 BW 채무잔액을 반영해 단순 계산하면 374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는 상반기 단기차입금(465억원)보다 적다.
더욱이 최근 파산신청을 한 티몬에 지급보증을 제공한 탓에 200억원의 손실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앞서 다날은 신용카드 거래 확대 목적으로 중소기업은행에 결제 전용 한도 부여를 위한 대위변제 계약 체결 과정에서 티몬에 20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다날 관계자는 본업 강화에 나선 이유에 대해 "지금보다 본업을 좀 더 잘해보겠단 의미"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면서 "결제서비스 관련 신사업인 선불 통합 관리 서비스와 후불 결제 등은 현재 개발 기획 단계로, 해당 서비스의 출시와 시장 편입을 위해 CB 조달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라며 "자회사 정리는 당장 급하게 결정하기 보다 많은 논의를 거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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