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대우건설이 김보현 총괄부사장의 새 대표이사 체제 출범을 앞두고 조직개편과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올해 원가율 상승 등의 여파로 실적 부진의 골이 깊어지면서 조직쇄신과 책임경영 강화를 통해 업황 침체를 극복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 새 수장으로 내정된 김 총괄부사장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해외사업 확대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 원가율·미분양 부담…영업이익 반토막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7조8566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1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19억원, 순이익 2283억원이었는데, 지난해 대비 감소 폭은 각각 51.8%, 44,6%에 달했다.
이익 감소폭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영업이익은 1분기 35%, 2분기 52%, 31분기 67%였다. 순이익은 1분기에 7%, 2분기에 53%, 3분기에 63%씩 감소했다.

3분기 들어 영업이익 및 순이익 감소세가 가팔라진 셈이다. 이같은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국내 주택부문과 해외 토목부문에서 발생한 820억원 규모 일회성 비용이 꼽혔다. 주택부문의 경우 대우건설 매출 가운데 60% 이상을 차지하는데, 주택 원가율 상승 영향으로 비용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토목사업에서도 추가비용이 발생한 탓이다.
대우건설은 준공 단계에 진입한 1개 주택 현장에서 재시공 이슈가 발생해 270억원의 일회성 비용을 인식했다. 이에 더해 싱가포르 토목현장에서도 추가비용 550억원이 발생해 3분기에만 800억원 이상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
이 외에도 꾸준히 쌓이는 미분양 물량 역시 실적 부진의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에 미분양 관련 대손상각금 1100억원을 인식한 데 이어 이어 올해 2분기에도 520억원의 미분양 대손상각금 반영했었다.
3분기에는 미분양 관련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10월말 기준 대우건설이 보유한 미분양 물량은 6994세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 말 대비 357세대 증가한 탓에 추가로 미분양 관련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증권은 보고서에서 "준공이 다가오는 시점마다 준공후 미분양 대손상각금 반영 여부에 따라 대우건설 실적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준공후 미분양 리스크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 새 대표 과제 '위기극복'…해외 수주 적극 나설 듯
해외 현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추가 비용에 따른 수익성 악화 역시 해결해야하는 과제지만, 대우건설이 굵직한 해외 수주 파이프라인을 확보해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대우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 수주 파이프라인은 ▲체코 원전 ▲리비아 인프라 재건 사업 2건(9000억원) ▲이라크 Al-Faw 해군기지 사업 ▲리비아 원유정제 플랜트(2조원) ▲이라크 군 시설 재건(1조7000억원) 등이 있다.
다만 해외 수주 파이프라인의 경우 아직 공식적으로 계약을 맺지는 않은 만큼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실제 계약 체결 여부가 중요하다. 대우건설의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언급되는 해외 사업은 수의계약 중심인데,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등이 해당 국가 고위인사 예방 등을 통한 수주 물밑작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내달 이사회를 열고 김보현 총괄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 총괄부사장은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의 사위다. 정창선 회장의 장남인 정원주 회장과 힘을 더해 오너가 구성원이자 대표이사로서 해외사업 확대에 앞장설 것으로 관측된다.
김 총괄부사장은 대우건설이 중흥그룹 품에 안긴 2022년부터 대우건설 고문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정식 임원이 아닌 고문이었음에도 대우건설이 맡은 해외 현장을 둘러보며 직접 해외사업을 챙기기도 했다. 김 총괄부사장이 대표에 올라 해외사업 확대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더한다.
김 총괄부사장은 대우건설이 처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책임경영 강화 및 위기대응에 공을 들인다는 방침이다. 위기대응을 위해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세대교체를 단행했으며,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 슬림화도 추진했다. 대우건설은 이번 인사를 통해 전체 팀장의 약 40%를 신임 팀장으로 교체했고, 최초로 여성 엔지니어 출신 임원을 발탁해 조직 쇄신에 무게를 실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기존 대표이사의 임기는 내년 초까지 남았지만, 경영계획 등은 대표 임기 만료 후에도 일관성있게 이어져야하는 탓에 신임 대표 내정자의 철학이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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