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지난해 순익이 급감해 주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신속한 실적 회복과 꾸준한 배당을 위해 노력 하겠습니다"
이승원 대표가 나우IB캐피탈의 실적 개선과 꾸준한 주주배당을 약속했다.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지난해 지분법손실 발생으로 순익이 급감한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주주배당을 수차례 언급했다.
◆삐아‧시아스‧우양에이치씨, 연내 엑시트…실적 개선 기대
나우IB캐피탈은 2003년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인 '나우IB'로 출발해 출범 21년차를 맞이한 회시다. IT 소재기업 솔브레인의 정지완 대표(35.1%)와 정 대표가 최대주주인 레저기업 킹스데일(35%)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 중이다. 4년 뒤인 2007년 지금의 나우IB캐피탈을 설립해 이듬해 나우IB와 합병했으며 이후 신기술금융사로 전환해 1조원 이상의 펀드 운용규모(AUM)를 자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말 기준 9600억원, 공동운용(CO-GP) 펀드를 포함하면 1조1065억원의 AUM을 갖고 있다"며 "2차성장펀드와 구조조정(혁신)펀드, 벤처‧농식품 등의 분야에 비교적 균일한 비중으로 포트폴리오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20개(벤처조합 15개, PEF 5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로는 지난해 120억원을 투자한 반도체 신소재 기업 '에프알디', 149억원을 투자한 바이오에너지 기업 '디에스단석'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현재 펀드의 총 가용자금(드라이파우더)은 2294억원으로 올해에도 회사가 강점을 두고 있는 산업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의 계획대로라면 나우IB캐피탈이 투자한 기업 중 3곳의 엑시트가 올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장품 제조기업 삐아는 오는 4월 IPO를 앞두고 있다. 냉동식품 제조기업 시아스와 환경플랜트 기업 우양HC 역시 하반기 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삐아(55억원 투자)는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오는 4월 8일 합병을 마무리하면 24일 합병신주를 한국거래소에 상장한다. 이 대표는 "거래소 심사 과정에서 회사가 최종 3년의 자발적 보호예수를 설정했다"며 "상장 이후에도 기업가치 재고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보호예수 연장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GP 출자금 비중 25%…"책임 있는 투자 실현"
올해 엑시트를 앞두고 있는 세 회사의 공통점은 위탁운용사(GP) 나우IB캐피탈의 출자 지분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나우IB캐피탈이 이들 세 회사에 투자한 금액의 규모는 전체 포트폴리오 중 1, 2, 3위에 해당한다"며 "삐아 등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펀드의 경우 회사에서 투입한 출자금이 총 결성액의 25%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나우IB캐피탈은 평균적으로 펀드 결성액의 20% 수준을 GP 출자금으로 투입하고 있다. 다른 벤처캐피탈(VC)의 출자금 비중이 3~5%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수준이다.
실제로 1000억원 규모의 '나우M&A투자펀드1호'는 나우IB캐피탈이 200억원 이상을 출자했다. 해당 펀드는 삐아 인수에 210억원을 투입했다.
이 대표는 "GP 출자 비중이 높으면 유한책임투자자(LP)들로부터 펀딩이 수월해지고 출자금이 많을수록 얻을 수 있는 성과보수 역시 늘어난다"며 "그만큼 보유한 포트폴리오에서 이익을 낼 자신이 있고 이를 책임감 있게 운용하겠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만 나우IB캐피탈의 높은 출자비중은 최근 경기불황으로 투자기업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회사의 실적 악화를 야기했다. 나우IB캐피탈의 지난해 매출액은 278억원으로 전년(223억원) 대비 24.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1억원에서 24억원, 당기순이익은 83억원에서 19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분법투자자산의 평가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19억 순익에 배당만 17억…"소액주주 신뢰에 보답"
나우IB캐피탈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9억원에 그쳤음에도 주주배당은 17억원을 결정했다. 당기순이익이 급감했음에도 전년(17억원)과 동일한 수준의 배당을 유지한 것이다. 2020년과 2021년에는 배당총액이 각각 14억원으로 같았다.
지난 4년간 수익성이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주당 배당금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2020년 150원에서 2022년 180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역시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회사의 연간 연결 당기순이익은 2020년 76억원, 2021년 126억원, 2022년 83억원, 지난해 19억원으로 매년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 대표는 "매년 소액주주들에게 풍족한 배당을 진행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라며 "충분하지 않지만 배당금이 전년 대비 줄어들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순자산총액이 1000억원을 넘기면 회사의 재무상태가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섰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회사의 자산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보다 적극적인 배당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나우IB캐피탈의 자본총계는 940억원으로 2019년(704억원)부터 5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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