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세 자녀들의 주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규모가 44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로부터 받은 주식에 대한 상속세 납부와 사업 자금 조달 등을 위해 주담대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딜사이트 취재 결과, 1월12일 기준 송영숙 회장,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은 금액은 총 4411억원이다. 이들이 담보로 제공한 주식은 총 1678만6126주로 전체 보유주식(2961만2796주)의 56.7%다. 

다만 이는 송 회장 및 세 자녀가 직접 본인 명의 주식으로 대출을 받은 계약만 계산한 것이다. 실제 채무자는 송 회장 및 자녀들이지만 특별관계인이 대신 대출을 받은 경우를 포함하면 주담대 규모는 더 늘어난다. 

주담대가 가장 많은 이는 임종윤 사장으로 총 1734억원이다. 임종윤 사장은 보유주식 693만5031주 중 89.2%(618만5625주)가 담보로 설정돼 있다. 임 사장은 하나은행에서 620억원을 빌리면서 73만5000주를 담보로 맡겼다. 이자율은 연 5.53%이며, 계약만기일은 오는 4월30일이다. 

이외에도 임 사장은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한국증권금융, 하나증권 등에서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담보로 총 1140억원 가량을 빌렸다. 이들 계약의 만기는 올 상반기 집중돼 있다. 이자율은 연 4.96~6%이며 담보유지 비율은 최대 160%다. 특히 친인척으로 보이는 특수관계인 3명이 임종윤 사장이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126만5000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다음으로 송영숙 회장이 농협은행, 교보증권, 한국증권금융 등으로부터 1317억원을 대출받았다. 송 회장은 대출 과정에서 본인 명의 주식 421만2518주과 임주현 사장 및 그 자녀들의 주식 일부를 담보로 제공했다. 대출 만기는 오는 3월이 3건, 5월이 1건이며, 이자율은 연 5.21~6.2%다. 

임주현 사장과 임종훈 사장 역시 주식을 담보로 각각 680억원을 대출받았다. 임주현 사장은 286만5124주, 임종훈 사장은 352만2859주를 담보로 설정했다. 담보유지 비율은 110~160%선이다.

송영숙 회장의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들도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맡기고 적게는 50억원에서 많게는 200억원이 넘는 대출을 받았다. 송영숙 회장이 설립한 가현문화재단도 은행 및 증권사에 110만299주를 맡기로 303억원을 조달했다. 

송영숙 회장은 이번 OCI홀딩스와의 통합 계약에 따른 주식 매도로 1300억원이 넘는 주담대를 청산하고 남은 상속세도 무리 없이 납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지분 670만2412주를 OCI홀딩스에 넘기는 대가로 약 2500억원을 손에 쥐기 때문이다. 한미약품그룹 최대주주 일가가 2020년말 부과 받은 상속세는 약 5400억원으로, 이중 절반을 작년까지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회장과 함께 OCI홀딩스에 지분 73만8262주를 넘긴 가현문화재단도 매각대금 275억원을 확보하면서 주담대(303억원) 중 상당액을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