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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면 내 능력, 안되면 남 탓
딜사이트 이상균 IB부장
2024.01.18 08:31:17
반복되는 ELS 손실사태···투자자 잘못은 없을까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7일 08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상균 IB부장] 요즘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주가연계증권(ELS) 기사를 볼 때마다 당혹감이 밀려온다. 거의 10년 전 WM부에 근무하면서 똑같은 기사를 쓴 기억이 나기 때문이다. 시계를 10년 전으로 돌려보면 2014년이나 2024년이나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다. 이걸 실수라고 봐야 하는 건지 의심스러울 만큼, 결국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 맞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ELS 시장은 3~5년 마다 대규모 손실 사태를 반복해왔다. 믿기지 않겠지만 2000년대 후반에는 쿠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설정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심지어 코스피도 아닌 코스닥 상장사를 앞세우기도 했다. 변동성이 높아야 ELS 쿠폰수익률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당시 ELS 쿠폰수익률은 최소 10% 이상은 나와야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인기를 끌었다.


변동성이 높으면 그만큼 리스크도 올라간다.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종목의 주가가 반토막이 나면서 종목형 ELS 역시 녹인(Knock-in)이 빈번하게 발생했고 시장은 그때마다 초토화됐다. 투자자들은 이렇게 위험한 상품인 줄 알았다면 절대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시사했고 그때마다 금융당국은 시퍼런 칼을 휘두르며 증권사와 은행들을 겁박했다.

홍콩H지수 추이.

종목형 ELS가 사라진 뒤에는 현재처럼 해외지수형 ELS가 대세를 이루긴 했지만 투자 손실은 계속 반복되고 있다. 홍콩 H지수는 이미 4~5년 전에도 급격히 하락하면서 대규모 손실 사태를 불러왔다. 


홍콩 H지수만 유독 그런 것도 아니다. 투자자들의 기억에는 거의 잊혀지다시피 했겠지만 일본의 닛케이225 지수도 15년전쯤 수직하락하면서 대규모 손실 사태를 불어일으킨 적이 있다.


중위험 중수익이라는 그럴싸한 문구로 포장이 돼있기는 하다. 그러나 사실 ELS는 굉장히 리스크 높은 금융상품이다. 상품 구조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기초자산의 주가가 50% 이하로만 떨어지지 않고 6개월 이상을 버티면 예금금리의 2~3배를 챙겨주는 상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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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바꿔 말하면 주가가 절반 넘게 하락하면 하락률이 그대로 반영되고 주가가 아무리 올라가도 5~7%의 수익률만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른바 하방은 뚫려있고 상방은 막혀있다.


대규모 ELS 손실 사태가 터질 때마다 시장은 벌집을 쑤셔놓은 것처럼 소란스럽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벌써부터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 가능성에 여론이 집중된다. 


하지만 판에 박힌 이 같은 논란이 과연 정당한지에 대해 한번 의문을 가져볼만하다. 이번에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은 "은행에서 판매하는 ELS는 예금과도 같은 안정한 상품이라고 생각해 투자했다" "홍콩H지수가 뭔지도 몰랐고 제대로 된 설명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한다.


ELS라는 고위험 상품을 단순히 은행에서 권했으니 투자했을 뿐이라고 말하지만 최종 투자 책임을 갖는 이는 당사자 자신이다. ELS 투자자의 90%가 이미 과거 투자 경험이 있다는 사실도 곱씹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이들이 과거 ELS 조기상환으로 은행 이자의 몇배나 되는 이익을 챙겨갈 당시에는 ELS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인지 묻고 싶다. 개인은 물론 기관투자자도 거의 공통되는 특징이 하나 발견된다. 잘되면 내 능력, 안되면 남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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