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공격적인 투자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인수합병(M&A) 침체기 속에서도 복수의 회사를 인수·매각 하는 성과를 올렸다. 대기업 사업부를 인수해 되파는 카브아웃(Carve-out)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PE는 올해 총 네 건의 딜을 진행했다. 회사 두곳을 인수했고, 두건의 투자회수(엑시트)를 마쳤다. 최근에는 연내 다섯 번째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SK케미칼과 제약사업부 인수 논의를 진행 중이다.

글랜우드PE는 연초부터 웃으며 출발했다. 지난 1월 LX인터내셔널에 한국유리공업을 매각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글랜우드PE는 지난 2018년 3100억원을 투자해 프랑스 생고뱅으로부터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했는데, 약 5년 만에 두 배 가량의 금액(5904억원)에 회사를 되팔면서 대규모 시세차익을 거뒀다.

6개월 뒤에는 한 차례 매각이 불발됐던 PI첨단소재 엑시트에 성공했다. 1조원을 받고 보유 지분 전량(54.07%)을 프랑스 화학사 이케마에 넘겼다. 당시 시가총액보다 약 60% 높은 금액에 거래가 성사됐다. 글랜우드PE는 지난 2020년 6080억원을 투자해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7%씩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사들였는데, 약 4년 만에 65%에 달하는 총수익률을 달성하게 됐다.

투자부문 성과도 두드러졌다. 올해 첫 투자를 LG화학과 진행했다. 지난 6월 체외진단용의료기기 사업부를 인수하는 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금액은 약 1500억원이다. 지난 10월 글랜우드PE 품에 안긴 진단사업부는 '인비트로스'라는 사명의 회사로 출범했다.

같은달 SKC로부터는 원료사업부를 양수하기로 했다. 총 4103억원을 투자해 SK피유코어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SPA를 체결했다. 연말까지 딜 클로징을 한다는 목표로 현재 자금 조달작업이 한창이다. 해당 계약으로 글랜우드PE는 SKC의 기초화학원료사업은 물론 광학소재사업까지 품게 됐다.

최근에는 SK케미칼로부터 제약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회사를 실사하며 인수 여부를 최종 저울질하고 있다. 인수가로는 약 6000억원이 거론된다. 글랜우드PE는 지난 2021년 9000억원 규모로 결성한 2호 블라인드펀드와 같은 규모로 조성된 병행펀드를 활용해 투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다.

글랜우드PE가 올해 투자·회수 부분에서 모두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회사의 M&A 전략인 '카브아웃' 덕분이다. 지난해부터 복수의 대기업들이 신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비주력 사업부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도 추진됐는데, 카브아웃 딜을 전문으로 하는 글랜우드PE가 가장 많은 수혜를 봤다는 평가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금융시장이 전체적으로 침체되며 대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는 경우가 잦았다"며 "카브아웃 딜을 전문으로 해온 글랜우드PE에 제대로 물이 들어온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