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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 야구 사랑, 29년만에 구광모 회장이 '결실'
김민기 기자
2023.11.14 16:00:22
구 회장의 '고객경험', 야구단에 녹아들며 우승 이끌어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4일 15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LG 트윈스가 6대2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LG 구광모 회장이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뉴스1)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겨울바람에 쌀쌀한 기운으로 옷깃을 움츠린 11월 13일 오후 9시가 넘어선 늦은 시간, 잠실 야구장은 'LG'를 연호하는 환호와 열기로 겨울 추위를 느낄 수 없었다. 선수들은 유광 점퍼로 불리는 외투도 걸치지 않고 모두 운동장으로 뛰쳐나와 우승의 기쁨을 팬들과 함께 즐겼다. 


LG가 29년 만에 우승의 한을 풀었다. 그동안 언론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에서는 선수들과 호흡하며 재계 오너답지 않은 소탈하고, 때로는 흥분한 모습으로 야구 사랑을 보여줬다.


LG家(가)의 야구 사랑은 남다르다. 2대 경영인이었던 고(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을 포함해 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야구 사랑은 익히 알려져 있다. 일부 재계 오너들이 기업 홍보나 경영 전략을 돌아보는 수단으로 생각했다면 LG가 오너들은 개인적으로 스포츠를 즐기면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폭넓게 창출하고 있다. 


◆ LG家의 유별난 야구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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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럭키금성 시절이던 1990년 프로야구 원년 팀인 MBC 청룡을 인수해 LG 트윈스를 창단했다.


럭키금성은 당초 1982년 프로야구 원년에 부산·경남 연고팀 창단을 제안받았다. 그러나 당시 LG 창업주 구인회의 장남이자 2대 회장인 구자경 명예회장이 해외 출장 중인 탓에 경영진이 결정을 보류했다가 결국 원년 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 사실을 뒤늦게 보고 받은 구 명예회장이 매우 서운해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MBC 청룡이 매물로 나오자 바로 인수하며 프로야구단 창단 원을 풀었다.


구자경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LG 3대 회장인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은 재계 총수 중에서도 손꼽히는 야구광이다. 1990년부터 2008년까지 20년 가까이 구단주 자리를 지켰다.


LG 트윈스 초대 단장이던 구 선대회장은 자율경영을 구단 운영에 접목해 '깨끗한 야구, 이기는 야구'를 표방했다. LG 트윈스는 창단 첫해인 1990년과 1994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LG 트윈스 야구의 대명사가 된 '신바람 야구'로 야구판에 큰 돌풍을 일으켰다. 1994년 우승을 차지하자 이듬해 그룹명을 야구단의 이름인 LG로 바꾸기도 했다.


구 선대회장은 국내 프로야구 창단 이후 예고도 없이 수차례 야구장을 찾아 경기를 관전한 것으로 유명했다. 그는 구단 회식 자리에도 자주 참석해, 선수들과 격의 없이 어울렸으며 2군 선수들의 이름과 출신 학교도 전부 외울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해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한 LG 스프링캠프를 방문해 선수단을 격려하고 경남 진주 단목리에 있는 외가로 LG 선수단을 초청하는 '단목 행사'를 열어 우승 기원 고사를 지냈다.


LG 트윈스가 1994년 우승 이후 가을야구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자 구 선대회장은 1998년 해외 출장 중 당시 8000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구입해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지급하라"고 했다.


구 선대회장이 1995년 시즌을 앞두고 "우승하면 이 소주로 축배를 들자"고 쟁여둔 오키나와산 아와모리 소주도 롤렉스 시계와 함께 '봉인 해제'됐다. 롤렉스 시계는 이후로 줄곧 구단 금고에 보관돼 있다가 25년 만에 주인을 찾았다. 


구 선대회장은 지난 2000년 LG트윈스의 전지훈련장을 방문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 백지수표를 주겠다'고 했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프로야구 LG트윈스 구단에 대한 관심이 각별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도 계열 분리 전 구 선대회장의 뒤를 이어 LG 트윈스 2대 구단주를 맡았다. 야구 명문인 경남중 출신으로 경남중·고 기수별 야구팀과 사회인 야구팀 선수로 활동했다. 구본준 회장은 LG 트윈스 구단주 시절 "주말에 틈이 나면 친구들과 야구 연습을 하는데, 공을 70∼80개씩 던진다"며 "매년 LG 트윈스 전지훈련을 지켜보기 위해 오키나와에도 간다"고 말할 정도였다.


구본준 회장은 2011년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2011'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야구단 보면 밑에 있는 유망주들이 안 큰다. 대신 누구를 데려온다는 이야기만 한다"면서 "2군에게 FA(자유계약선수) 영입이 없다고 했더니 열심히 하는 측면이 있다. 당분간 외부 영입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 외부 인력을 영입하기보다 LG전자의 내부 직원을 키우겠다는 얘기를 야구에 빗대 화제가 됐다. 


구본준 회장이 이끄는 LX그룹은 LG전자가 2012년 출범시킨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의 명맥을 이어 지난해부터 'LX배 한국여자야구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기업이 후원하는 국내 유일의 여자야구 전국대회다. 


구본무 회장의 둘째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도 야구에 대한 열정이 크다. 자신이 보유한 12만장의 야구 관련 소장 사진 가운데 800여점 사진을 추려 '사진으로 보는 한국야구'라는 책을 발간한 적이 있다. 구본능 회장은 지난 2006년에는 원로 야구인의 모임인 일구회로부터 최고 영예인 '일구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LG 트윈스가 6대2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LG 염경엽 감독(왼쪽부터), 구광모 회장, 김인석 스포츠단 대표, 차명석 단장, 오지환이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뉴스1)

◆ LG 트윈스 우승을 이끈 구광모의 '고객경험' 확대 


현재 LG가를 이끌고 있는 구광모 회장도 스포츠 마니아다. 미국 유학 시절 즐겨보던 미국 4대 스포츠(야구, 농구, 미식축구, 하키)에 조예가 깊은 만큼 LG 트윈스 야구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다.


40대 초반에 LG라는 거대그룹의 총수를 맡은 구 회장은 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지난 13일 저녁, 서울 잠실 고깃집에서 열린 선수단 회식자리에 동참하는 등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보여주기도 했다.


구 회장은 1차전에서 유광점퍼를 입고 등장해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박수를 치는 등 소탈한 응원을 펼쳤다. 4차전이 벌어진 수원KT위즈파크에서는 파도타기 응원 대열에 동참하기도 했다.


특히 팬들 요구가 컸던 검은색 원정 유니폼을 부활하는 등 구광모 회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 온 '고객 경험 확대' 기조를 구단 운영에도 반영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LG트윈스 운영사 LG스포츠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108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올해는 우승을 통해 다양한 사업 수입을 얻어 흑자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재계에서는 29년 묵은 숙원을 푼 LG가 젊은 구단주인 구 회장의 새 바람과 함께 바야흐로 새로운 왕조 시대의 출발점에 섰다는 평가를 한다. 그동안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던 구 회장의 '고객경험'이 야구단에도 적용되면서 선수단과 전 임직원을 비롯해 LG팬들과 우승을 함께 일궈냈다는 분석이다.


실제 구 회장은 지난 2019년부터 비핵심 또는 실적 부진을 이어가는 사업 부문을 매각하거나 축소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배터리·자동차 전장 등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했다. 2021년에는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MC사업본부)을 철수하기도 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포트폴리오 고도화는 LG그룹의 질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LG그룹 매출은 지난 2019년 138조1508억원에서 작년 190조2925억원으로 3년 새 37.7%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조6341억원에서 8조2202억원으로 77.4% 증가했다. 취임 당시인 2018년 6월말 88조1000억원 규모이던 시가총액은 최근 약 180조원 규모로 2배 넘게 성장했다.


구 회장은 시상식 도중 시상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너무 감격스럽다. 세계 최고의 무적 LG 팬 여러분, 드디어 LG가 우승했습니다"며 "29년이라는 오랜 기다림 속에서도 변함없이 LG를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주신 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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