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바이오니아의 IR자료가 오히려 회사 신뢰를 훼손하고 있단 지적이 시장서 나오고 있다. 해당 IR자료에 실적 등에 대한 정확한 분석 대신 자의적 해석을 담아 투자자들을 혼돈시키고 있는 까닭이다.

바이오니아는 작년 10월 7일, 회사 주요 현황 및 2분기 실적 등의 내용을 담은 IR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 회사는 작년 2분기 영업이익(4346만원)이 전년 동기 대비 99.8% 급감한 사실에 대해 ▲외부요인에 따른 대손상각비 일시 증가(미회수채권 연령 증가에 따른 대손율 상승) ▲인건비 및 연구 확대로 인한 경상개발비 증가 ▲지급수수료 증가(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외부 컨설팅 비용 발생)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시장에선 작년 반기보고서와 회사의 손익 분석 내용을 비교했을 때 의아하단 반응 일색이다. 먼저 영업이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항목은 바이오니아가 꼽은 대손상각비와 지급수수료가 아닌 광고선전비와 판매수수료다. 이 회사의 작년 2분기 광고선전비는 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8.8%(68억원) 급증했고, 판매수수료는 같은 기간 140.3%(97억원) 증가한 166억원으로 전체 판매관리비의 41.2%를 차지했다. 

물론 대손상각비와 지급수수료도 늘긴 했다. 하지만 광고선전비나 판매수수료 증가분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지급수수료는 2021년 7억원에서 작년 17억원으로 10억원이, 대손상각비는 마이너스(-) 12억원에서 5억원으로 17억원 증가했다. 두 항목의 증가분을 더해도 늘어난 판매수수료의 30%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경상개발비 증가분도 미미하다. 2021년 2분기 41억원에서 작년 43억원으로 2억원가량 늘었을 뿐이다. 더욱이 급여,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등을 포함한 인건비의 경우 오히려 전년보다 5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인건비가 경상개발비 증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다는 지적이 시장서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에 대해 시장 한 관계자는 "외형 확대를 위해 바이오니아가 광고선전비와 판매수수료를 대폭 늘렸지만 별반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며 "작년 2분기 매출(526억원)이 전년 동기에 비해 2.9%(15억원)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보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치밀한 계획 없이 광고비만 쓰는 마케팅 전략은 더 이상 시장에서 먹히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IR자료에서 이상한 점은 이 뿐 만이 아니다. 이 회사는 작년 자료에 북미가 글로벌 탈모시장 중 절반을 차지하는 가장 큰 지역이라고 안내했지만, 올해는 유럽의 탈모치료 시장이 가장 크다고 소개했다. 1년 만에 최대시장의 위치가 달라진 것. 

업계는 바이오니아가 올 상반기 탈모 완화 화장품 '코스메르나'를 유럽에 출시했단 점에서 사업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최대 시장을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북미 탈모치료제 시장은 2021년 18억3935만달러 규모로 평가됐으며, 연평균 5.9% 성장해 2029년에는 29억960만달러로 예상되고 있는 반면, 유럽 탈모치료제 시장은 6.1%의 연평균성장률(CAGR)로 2027년 13억9061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IR자료 손익 분석과 실제 영향을 미친 항목 간의 차이 등에 대한 바이오니아 입장을 듣기 위해 취재 협조를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