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낙제점을 받은 바이오니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결과에 대해 예견됐던 일이라는 반응이 업계서 나오고 있다. 작년 ESG위원회 설립이 무산된 이후 지금껏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단 이유에서다. 이에 바이오니아가 ESG경영을 단순 외부 홍보용으로 활용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최근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ESG평가에서 통합 'D'(매우 취약) 등급을 받았다. 세부적 환경 'D'등급, 사회 'D'등급, 지배구조 'C'등급이다. ESG기준원은 D등급을 '매우 취약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체제 개선을 위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ESG 요소들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리스크 관리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다양한 분야의 투자자들이 이를 핵심 가치로 판단하며 기업의 자본조달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니아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모든 영역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더 큰 문제는 바이오니아가 실제 ESG경영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의심받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는 전담 조직 구축을 통한 ESG경영을 시도한 바 있다. 작년 3월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회 내 ESG위원회,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정보보호위원회 설치를 위한 정관 변경안을 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의결했다. 하지만 해당 안건은 정기주총에서 부결됐다.  

그 이후의 행보도 의아하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작년 5월 임시주총과 올 정기주총에 ESG위원회 설치 관련 안건을 상정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ESG경영 의지가 확고했다면 정기주총에서 부결된 이후 다시 의결을 추진했어야 하는데 이를 시도하지 않으며 낙제점을 자초한 셈이 됐다.  

하지만 회사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바이오니아는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설치해 기업의 RE100을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을 구축할 것이다. 더 나아가 바이오 기술 기반의 탄소중립 신기술을 개발하고, 글로벌 투자기관이 우선적으로 투자하는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어 나가겠다. 아울러 이사회 산하의 산업안전보건위원회외 정보보안위원회를 설치, 안정적인 성장을 통해 지속적인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 바이오니아가 ESG경영을 홍보 수단으로만 활용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작년 정기주총에서 ESG위원회 등의 설치가 부결된 정확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2021년 순이익 급감과 박한오 대표의 막대한 보수가 주주들의 반발을 샀을 것이라고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실제 바이오니아는 2021년 전년 대비 8.1%(167억원) 늘어난 2237억원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순익이 절반 이하로 줄며 292억원에 머물렀다. 반면 박한오 대표의 2021년 급여는 전년 대비 164.6%(9억3300만원) 늘어난 15억원에 달했으며 상여 26억6800만원을 더해 42억원에 가까운 보수를 받았다. 당시 주총에서 ESG위원회 설치 외에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50억→50억원)과 감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5000만→1억원)이 함께 통과되지 못한 점이 이러한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 회사는 결국 이사와 감사 보수한도를 각각 40억원, 8000만원으로 낮춰 임시주총에서 승인받았다. 

한편 ESG위원회 설치 등 향후 ESG경영 계획에 대해 바이오니아 입장을 듣기 위해 취재 협조를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