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부국장]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를 꼽자면 국내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수수료 무료로 전환이다. 특히 빗썸은 수수료 무료 정책에 대한 명확한 시기를 두지 않고 진행한다.
업계는 빗썸의 수수료 무료 선언에 '사생결단'의 판단이라고 평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올 상방기 기업보고서를 보면 빗썸의 수익원은 수수료가 99%를 넘게 차지했다. 인건비 등 올 상반기 영업비용을 보면 696억원으로 월별로 하면 116억원의 영업비용을 쓰고 있다. 만약 빗썸이 3개월간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진행한다면 348억원을 고스란히 마이너스 실적으로 끌어안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빗썸은 왜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일까?
대외적으로 빗썸은 내년 1월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기획됐으며 앞서 수수료 면제 전략이 유동성 공급을 늘린 효과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이용자 확보를 통해 거래소 앱 편의성 개선과 함께 공격적인 행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빗썸 내부 관계자가 전하는 분위기는 '오죽하면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겠느냐'이다. 최근 시장이 위축되면서 업비트가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시장 쏠림 현상이 극명해지고 있었다. 그러나 규제 당국인 금융 당국은 뒷짐을 지고 있고 어느 누구도 더욱 공고해지는 독점적인 시장에 개입하려고 하지 않고 있었다. 더구나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은행의 실명계정 발급기준'도 실질적으로 후발 주자들이 시장을 더욱 좁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빗썸은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이용자 확보를 통해 더 긴 미래를 보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회원과 거래량을 확보해 더 많은 회원들이 들어오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외부에서는 빗썸의 행보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최근 빗썸이 진행한 일부 코인 수수료 무료 서비스로 20%대 점유율을 확보하는 등 괜찮은 성과를 얻었다. 문제는 이벤트가 종료됐을 때 이용자들을 지속적으로 확보가 가능하냐이다. 특히 이번에 전격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는 종료 기한도 명시하지 않았다. 얼마나 오랜 기간 진행될지 알 수 없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수료 기반의 사업이기 때문에 이번 이벤트는 지속 가능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다른 관점에서는 빗썸 매각설에 따른 기업 가치 높이기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빗썸은 이미 오랜 기간 매각설이 있었고 최근 구체적인 매각 관련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빗썸이 당장의 이익보다는 회원확보를 통한 기업 가치를 높이기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또 다른 쪽에서는 시장 혼탁화를 우려하고 있다. 빗썸에서 거래되는 다양한 가상자산 가운데 빗썸에서만 거래되거나 국내 일부 거래소에서만 거래되는 코인의 경우 MM(마켓메이킹, 시세조작)이 빈번하게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MM은 불법이 아니다. 이 때문에 과도한 MM으로 시장이 혼탁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일부에서는 빗썸이 수수료 무료화를 통해 회원 확보 후 구독경제로 가는 것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있다.
빗썸의 공격적인 결정은 많은 이야기를 남길 수밖에 없다. 아쉬운 점은 이러한 일련의 문제들이 모두 시장 위축이 낳은 결과라는 점이다. 빗썸의 행보가 가상자산 시장의 기지개를 켜게 하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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