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한화오션의 특수선 역사는 지난 1983년 12월에 인도된 초계함 '안양함'이다. 이후 한국 해군의 잠수함 건조사업(KSS-1)을 통해 처음으로 1200톤급 잠수함(장보고-I) '장보고함'을 건조한데 이어, 1800톤급 잠수함(장보고-II), 3000톤급 신형잠수함(장보고-III) 등을 수주했다. 그러다 지난 2018년을 마지막으로 함정 수주 실적이 전무하다가, 올해 울산급 배치(Batch)3 호위함의 마지막 함정 계약을 따내 함정 사업을 재개했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에 편입된 이후 특수선 사업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지만 아직 목이 마르다. 이에 오는 11월 2조원의 추가 자금을 조달하면 9000억원을 함정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구조조정으로 특수선 휴식기
한화오션은 오랜 특수선 수주 역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잠수함 수주 실적에선 한화오션이 시장 1위다.
지난 1987년 대한민국 해군으로부터 1200톤급 잠수함인 '장보고함'을 최초로 수주한데 이어 1200톤급 잠수함 9척과 1800톤급 잠수함(장보고-II) 3척, 3000톤급 신형잠수함(장보고-III) 4척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잠수함 6척 등 총 22척을 수주했다. 특히 지난 2017년 아시아 최초로 잠수함을 만들어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실적은 기록으로 남아있다. 당시 가격이 1조원대로 국내 방산 사업으로는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잠수함을 건조하고도 지난 2018년 수상함 수주를 마지막으로 한동안 수주 실적이 없었다. 선박의 경우 계약을 따낸 2년 후부터 매출로 인식하지만 함정 사업은 인도까지 길게는 10년이 소요되는 장기 프로젝트가 많다. 건조 중 계약이 변경되는 경우도 있어 매출 인식 시기에 대한 예측도 떨어진다. 이러한 사업적 특성 때문에 불가피하게 휴식기를 가졌다.
함정 사업을 재개한 것은 한화그룹이 인수하기로 결정된 직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방위산업 계열사의 주도로 인수단이 꾸려지면서 함정 사업 강화는 자연스러운 수순이 됐다.
◆KDDX 수주 자신감…유증으로 실탄 장전
한화오션의 방산기술 연구를 담당하는 박진원 책임연구원은 "KDDX를 수주할 날만 기다리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군은 내년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인 KDDX를 건조할 사업자를 뽑을 예정으로 한화오션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2013년 대우조선 시절 KDDX 개념설계를 따낸 경험이 있어 곧 진행될 상세설계와 최종 함정 건조까지 계약을 따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6월 차세대 호위함 사업으로 맞붙었던 HD현대중공업과 내년 한 번 더 맞붙는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은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의 약 45%에 해당하는 9000억원을 함정 사업 경쟁력 강화에 사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글로벌 방산 사업 확장을 위해 해외에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기술 기업 인수를 위해 5000억원을 투입한다. 함정 건조를 위한 전문 시설에는 25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나머지는 연구 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다.
박진원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함정 시장은 1300조원으로 추산되면 여기서 한화오션이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의 규모는 약 320조원"이라며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글로벌 해양 방산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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