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삼성그룹의 첫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인 삼성FN리츠가 마수걸이 배당에 나선다. 주당 배당금은 58원으로, 연환산 배당률은 4%대에 머물 전망이다. 이를 두고 스폰서(대기업계열) 리츠 명성치곤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올해 안으로 경쟁 리츠에 준하는 수준으로 배당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FN리츠는 지난달 28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기말(2기) 배당금으로 주당 58원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사업연도상 2기(2023년2월~ 2023년4월)에 해당하지만 앞서 1기(2022년 7월~ 2023년1월)가 IPO 전이었던 터라 이번 배당이 마수걸이인 셈이다.

지난 4월 상장한 삼성FN리츠는 삼성그룹을 비즈니스 파트너로 두고 있는 스폰서 리츠다. 리츠의 경쟁력을 가르는 잣대가 되는 기초자산은 물론 임차인, AMC(자산관리회사), 주주 등이 삼성 계열사로 채워져 있다.

서울의 주요 오피스권역인 GBD(강남권역)와 CBD(종로‧광화문권역)에서 각각 대치타워와 에스원빌딩을 자산으로 두고 있다. 대체타워에서는 삼성생명이 64.8%를, 에스원빌딩에서는 에스원이 100% 임차 중이다. 또한 삼성SRA자산운용이 AMC를 맡고 있으며 최대주주와 2대 주주는 삼성생명(19.5%)과 삼성화재(18.7%)이다. 상장 리츠 최초로 3개월(1‧4‧7‧10월) 단위로 결산월을 구성해 주주 친화적인 면모를 보인 것도 특징이다.

이번 배당을 놓고 일각에선 '삼성'이란 이름값에 비해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리츠 투자로 얻게되는 수익의 원천인 배당률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서다. 주당 58원을 단순 계산으로 연 환산하면 배당률(공모가기준)은 4.6%로 높지 않은 편이다. 상업용 부동산 중에서 안전자산에 해당하는 오피스에 주력하는 리츠의 연간 배당률은 5~6% 수준이다. 반기 배당을 실시하는 한화리츠를 보더라도 상장 후 첫 배당금으로 130원을 책정해 5.2%의 배당률을 보였다.

삼성FN리츠는 올해 안으로 배당률을 5%대에 진입시켜 스폰서 리츠에 걸맞는 성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당장 3기(2023년5월~ 2023년7월) 사업연도 부터는 주당 배당금을 68원으로 증액할 예정이다. 이 경우 삼성FN리츠의 배당률은 5.4%로 상승하게 된다. 4기(2023년8월~2023년10월)에도 주당 66.3원을 지급해 5%대 배당률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3년 뒤인 2025년까지 5.6%대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배당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배당여력을 확대하는 게 필수 불가결한 일인 만큼 다물리츠로의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스폰서인 삼성그룹이 보유한 자산에 국한하지 않고 유망한 국내외 자산을 발굴해 편입한다는 로드맵을 마련해 놓고 있다. 구체적으로 GBD에서는 ▲삼성생명 잠실빌딩 ▲서초타워 ▲삼성화재 서초사옥 ▲청담스퀘어 취득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경기권에서는 BBD(분당·판교역)에 위치한 삼성화재 판교사옥 인수도 검토 중이다.

리츠업계 한 관계자는 "첫 배당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삼성이 선보이는 첫 리츠'라는 기대치에 비해서는 배당 규모가 크지는 않은 것 같다"며 "다만 뚜렷한 리츠 대형화 계획을 수립해 놓은 만큼 배당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