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스인베스트먼트(이하 스카이레이크)가 지난 2012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투자한 스마트기기용 터치 솔루션 전문기업 '하이딥'의 투자회수(엑시트)에 나섰다. 약 85억원을 투자해 일부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잔여 지분까지 매각하면 원금 대비 세배 가까운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카이레이크는 지난 20일 하이딥 주식 9만1683주를 주당 2390원에 매도했다. 이달에만 수차례에 걸쳐 총 149만5224주를 팔았다. 지난 4월 매도한 135만주까지 모두 합치면 석달 새 총 284만5224주를 시장에서 처분했다. 총 매각대금은 약 98억원이다. 이번 매각으로 스카이레이크의 하이딥 보유지분율은 기존 7.71%에서 4.99%로 낮아졌다.

스카이레이크가 보유한 하이딥 잔여주식은 697만주다. 이를 28일 종가인 2070원에 모두 매각한다고 가정할 경우 144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추가로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전 매각 금액을 모두 더하면 총 245억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이는 투자원금(85억원) 대비 188% 많은 금액이다.

스카이레이크가 하이딥에 처음 투자한 것은 지난 2012년이다. 당시 미국 벤처캐피탈인 월든 인터내셔널과 공동으로 110억원 규모의 시리즈A에 참여했다. 삼성전자 사장, 정보통신부 장관 등을 역임하며 반도체 분야에 해박한 진대제 회장이 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21년 포스코기술투자와 함께 102억원 규모로 진행된 시리즈D에 투자해 전환우선주(CPS) 30억원어치를 추가로 확보했다. 올해 엑시트를 마무리하면 투자 시작 11년 만에 모든 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스카이레이크와 같은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회수에 나설 수 있었던 이유는 하이딥이 지난해 7월 상장에 성공한 덕분이다. 당초 기술 특례를 활용해 코스닥 시장에서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방안도 논의 됐지만,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NH스팩18호와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시장은 하이딥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스카이레이크도 엑시트에 나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1월 하이딥의 평균 주가는 800원 수준이었다. 3월 1000원을 돌파한 이후 4월 2000원대에 진입했다. 이달 장중 최고 2755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조정을 거치며 2000원 초반대를 유지 중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 설립 초기부터 투자자로 참여한 덕분에 높은 총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닥 시장 입성에 이르기까지 긴 여정을 함께하며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100억원대 이상 수익이 났음에도 투자기간이 11년으로 길다 보니 연 평균 수익으로는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