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미국의 무위험지표금리인 SORF(소퍼)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둘러싼 운용사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상위 5개 운용사가 관련 상품을 두고 맞붙은 가운데 키움투자자산운용까지 가세한 모양새다. 키움운용은 선두 업체 대비 저렴한 보수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젊은 운용역을 앞세워 열세를 극복하겠다는 포부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운용은 오는 20일 '키움히어로즈 미국달러SOFR금리 액티브 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키움히어로즈SOFR ETF)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킬 예정이다. 벤치마크(BM) 이상의 알파 수익을 추구하는 ETF인 만큼 '히어로즈'(Heroes)를 내세웠다. 키움운용은 패시브형 ETF에는 'KOSEF'(코세프)를, 액티브형 ETF에는 '히어로즈'를 적용하는 브랜드 이원화 전략을 펴고 있다.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란 국내 무위험 지표금리인 KOFR와 유사한 의미를 갖는다. 담보가 미국 국채인데다가 하루짜리 REPO(레포‧환매조건부거래)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달러에 투자하면서 매일 이자를 받을 수 있어 '달러 파킹형 ETF'로 불리기도 한다.

이로써 국내 ETF 상위 6개 운용사 모두 SOFR ETF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ETF 시장에서 5위의 점유율(14.3%)을 차지하고 있는 키움운용을 제외한 5개사(삼성‧미래‧KB‧한투‧한화)는 이미 관련 상품을 내놓은 상태다.

지난 4월 삼성자산운용이 내놓은 'KODEX 미국달러SOFR금리 액티브ETF'가 그 시작점이다. 뒤이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패시브형인 'ACE 미국달러 SOFR ETF'로 맞불을 놓았다. 지난달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 미국달러SOFR금리 액티브 ETF) ▲한화자산운용(ARIRANG 미국달러SOFR금리 액티브 ETF) ▲KB자산운용(KBSTAR 미국달러SOFR금리 액티브 ET)이 가세해 5파전 양상을 띄었다.

SOFR ETF가 대형사들의 각축장이 된 건,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현상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준(Fed)의 강도 높은 긴축 정책으로 인해 한미 양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인 1.75%p(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파월 의장이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격차는 2%p를 넘어설 걸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운용사들은 달러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 보고 달러에 투자할 수 있는 대안 마련에 나선 것이다.

키움운용은 후발주자인 만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전략으로 맞선다. 키움히어로즈SOFR ETF의 총 보수는 0.05%로 경쟁사 대비 저렴하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SOFR ETF(0.15%)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0.09%를 책정한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SOFR ETF 보다도 투자 부담이 적다. 키움운용은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지수 사용료가 상대적으로 적은 독일 Solactive사(社)의 'Solactive SOFR Daily Total Return Index'를 벤치마크로 택했다.

'젊은피'를 내세운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키움운용은 알파 수익 창출의 성패를 쥔 책임운용역을 주니어급 매니저에게 맡겼다. 1993년생으로 책임운용 경력이 1년3개월 가량인 류연지 매니저가 운용을 전담한다. 류 매니저는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 출신으로 지난 2018년 연말 키움운용 ETF 운용팀에 합류했다. 이후 부책임 운용역 시절을 거쳐 지난해 책임 운용역으로 올라섰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키움히어로즈SOFR ETF가 비용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달러 투자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