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CJ온스타일이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지속할 전망이다. 다양한 분야로 직간접 투자를 확대해 취급 품목을 늘리고 사업적 시너지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다만 시장은 이같은 투자 행보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286억원 규모의 직간접 투자를 실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해 투자에 쏟아부은 금액인 170억원과 비교해 68.2% 늘어난 수준이다. 업계에선 CJ온스타일이 직간접 투자 규모를 2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도 투자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이 이처럼 투자에 열심인 이유는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CJ ENM 커머스 사업부문인 CJ온스타일은 지난해 TV홈쇼핑과 T커머스, 이커머스 채널을 통합한 브랜드 CJ온스타일을 론칭하면서 '탈 TV 전략'을 본격화했다. 이를 위해 사업 방향을 '모바일 퍼스트'로 정하고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한 상품 카테고리 강화에 공을 들였다.
이에 지난 2월 프리미엄 리빙 전문 플랫폼 '콜렉션비' 운영사인 '브런트'(30억원)를 시작으로 생활용품 전문 브랜드 '생활공작소(시리즈A), 국내 1위 주얼리 버티컬 플랫폼 '아몬즈' 운영사 '비주얼'(30억원), 이커머스 운영·마케팅 업무 자동화 솔루션 개발사 '유니드컴즈'(시리즈A 공동참여) 등에 투자했다. 최근에는 온라인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200억원)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러한 카테고리 확대 노력에도 CJ온스타일의 실적과 취급고는 오히려 감소했다. 실제 CJ온스타일은 올 2분기 매출액은 3517억원, 영업이익 1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34.7%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가 나타난 데다 송출수수료 부담이 지속된 까닭이다. 실적 뿐만 아니라 취급고도 같은 기간 9493억원에서 9202억원으로 3.1% 줄어들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CJ온스타일이 직간접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신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 1년여간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투자를 늘렸지만, 홈쇼핑 상품 판매를 비롯한 단순한 협력 외에는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난 것이 많지 않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투자를 앞세워 젊은층 고객 확보를 목표로 삼았지만, TV홈쇼핑 입지가 점차 좁아지면서 2030세대 유입을 늘릴 수 있을지도 걱정거리로 남아 있다.
다만, 디지털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실제 2분기 기준 CJ온스타일의 TV 취급고는 3933억원 수준인 반면, 디지털 채널 취급고는 5086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취급고는 감소했으나 디지털 채널 매출이 TV 매출을 앞지르며 기여도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자체 브랜드(PB)상품 등 고마진 상품을 강화하면서 효율성도 높여가고 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J온스타일은 디지털 유통채널 투자 성과가 부진한 가운데,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더딘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지겠다"며 "투자 확대로 단기 이익 체력이 약화된 점은 아쉽지만, 중장기 성장성을 향한 기대를 가지고 긴 호흡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CJ온스타일 측은 앞으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직간접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상품 구성을 통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CJ온스타일 본업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곳들을 눈여겨 보고 있으며, 투자와 관련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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