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서울전자통신'이 기존과 달리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로 이사회를 구성한다. 기술개발에 강점을 지닌 기존 이사진과 달리 신규 이사 후보자들은 경영·재무에 강점을 지녔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 상황에서 무상감자 등을 통해 이를 해소하고, 이사 개개인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향후 사업성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전자통신은 최근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자본금 감소 등 총 6개 안건을 부의했다. 해당 안건들은 이달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이사 선임 안건이 주총에서 가결될 경우 이사회 구성원은 기존과 동일한 4명으로 구성된다.

주목할 부분은 기존 서울전자통신의 이사회 이사진들과 전문성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서울전자통신 이사회는 사내이사에 김성훈 전 대표와 원성문 현 대표, 기타비상무이사에 조대민 나이스홀딩스 대표, 사외이사에 정범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전기정보기술연구 연구교수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과거 나이스정보통신에서 기획관리본부장을 지낸 바 있는 조대민 나이스홀딩스 대표 외 연구개발 관련 전문성을 보유한 인물들이다. 

반면 신규 이사 후보들은 재무와 경영에 특화돼 있다. 우선 남화성 사내이사 후보는 1997년부터 삼화전자에서 18년간 재무팀장으로 활동했고, 이후 지니틱스 대표이사를 지냈다. 서울전자통신이 지난해 지니틱스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서울전자통신 최고재무관리자(CFO)로 부임했다.

신종철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자는 나이스홀딩스에서 정도경영실 팀장과 실장을 지냈다. 현재 나이스홀딩스 경영기획본부장직을 맡고 있다. 신종철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자는 기존에 조대민 기타비상무이사의 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조대민 기타비상무이사는 최근 사임 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진다. 

재무와 경영에 강점을 지닌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가결되면, 서울전자통신의 재무건전성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전자통신은 계속된 적자로 재무 구조가 다소 악화된 상황이다. 지난해 말 내부결산 기준 서울전자통신의 자본총계와 자본금은 각각 117억원, 348억원이며, 자본잠식률은 56.8%다. 자본잠식률이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이에 서울전자통신은 최근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재무구조 개선만을 위한 감자로, 주식 수 변동은 없다. 또한 서울전자통신은 아이티엠반도체 주식 50만주를 102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감자와 주식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함과 동시에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감자와 지분 매각이 일회성 조치라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2018년부터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 에이비프로바이오와의 계약금 소송 결과에 따라 8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단기적인 자구책 외 장기적인 플랜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경영과 재무에 전문성을 갖춘 이사진들의 합류에 관심이 집중되는 건 이 때문이다.

서울전자통신 측은 신규 이사 선임 목적과 방향성 등을 묻는 질문에 말을 아꼈다. 서울전자통신 관계자는 "그냥 결원이 생겨 충원하는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이어 "(사업적 측면에서) 경영진들이 많이 고민하고 있지만, 특별히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서울전자통신은 전압변경을 필요로하는 전원기기에 활용되는 전자부품을 제조해 판매한다. 대표 제품으로는 트랜스포머(Transformer)와 스위칭트랜스(Switching Trans)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