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민희 기자] 경동나비엔 주가가 북미시장 성과에 힘입어 고공행진하고 있다. K보일러 현지 수요를 겨냥해 미국 동부에 물류창고를 건설하며 물류효율화에 적극 나선 덕분이다. 최근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에 따른 보조금 지급과 우호적인 에너지정책까지 더해지면서 IRA 수혜주로도 주목받고 있다.
경동나비엔의 주가는 작년 초를 기준으로 4만6000원대에서 이달 6일 종가기준 10만원으로 불과 1년 만에 117.39% 급등했다. 13일에는 10만3800원까지 치솟으며 최고가를 또 한 번 경신했다.
경동나비엔의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건 북미시장에서의 성과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제 경동나비엔의 작년 3분기 북미 시장 매출은 5821억원으로 2023년 3분기 매출 4786억원 대비 17.78%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북미 매출 비중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북미 시장은 전체 매출에서 61%의 비중을 차지하며 전년 57.7%에 비해 3.3%포인트(p) 늘었다.
경동나비엔이 북미시장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K보일러에 대한 수요가 꼽힌다. 실제 글로벌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미국 보일러시장 규모는 2023년 5470억원에서 2032년까지 연평균 5.3%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경동나비엔의 콘덴싱보일러와 온수기는 지난해 북미에서 시장점유율 50%를 넘어섰다.
물류효율화를 꾀한 점도 주가 상승에 한몫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약 920억원을 투자해 버지니아 주 제임스 시티 카운티에 1차로 동부 물류창고를 건설했다. 이는 물류효율화를 꾀해 북미시장에서 늘어나는 냉난방기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해당 부지는 향후 현지 생산공장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북미 IRA의 보조금 및 에너지부의 우호적 정책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IRA 시행 이후부터 현재까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콘덴싱 온수기를 대상으로 보조금 지급과 세액 공제 혜택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29년 5월까지 생산되는 온수기의 50%는 히트펌프 기술을 사용하도록 규정한 상황이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 우려에도 경동나비엔은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 내 온수기와 보일러는 생존에 필수적인 기본 재화로 분류 돼 관세와 수출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 정책과 주택공급 확대 공약을 내세운 만큼 경동나비엔의 제품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동나비엔은 미국 에너지부의 정책에 따라 올 1분기 히트펌프 온수기 출시는 물론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에 히트펌프 기술까지 접목시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냉난방 공조 시장을 열어가겠다는 목표다.
김수현 DS증권 연구원은 "북미지역 신규 제품인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는 작년 마케팅 활동과 품질 향상 등을 거쳐 올해부터 본 격적인 판매 신장을 예상한다"며 "트럼프 당선에 따른 수출 규제 리스크도 존재하지 않는다. 경동나비엔의 고성장은 26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허성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IRA 시행으로 고효율, 친환경 냉난방기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북미 온수기 수출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며"콘덴싱 탱크리스 온수기와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는 모두 미국 탈탄소 정책 방향에 부합하다. 따라서 현재 경동나비엔은 빅사이클에 도입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작년 미국 동쪽에 물류 창고를 건설하면서 물류효율화를 꾀한 덕에 북미시장 확장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콘덴싱 온수기로 시장을 계속 확장하고 있고 최근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도 출시한 상태다. 여기에 히트펌프 기술을 접목한 온수기 출시는 물론 사업 확장을 통해 새로운 냉난방 공조시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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