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화장품 유리용기 ODM 기업 에스엠씨지가 기업공개(IPO) 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탄소중립 ESG 경영에 집중하는 글로벌 다국적기업들의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 2028년 연매출 800억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의 두 배를 넘어간다.
이미 고출력 전기 용광로를 도입하며 설비투자를 마무리했고 유리용기 재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 친환경 기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선제적 설비투자 마무리로 3년 뒤엔 영업이익률을 2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승호 에스엠씨지 대표는 지난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에스엠씨지는 로레알, 존슨앤존슨 등 지난해 기준 300여곳의 고객사를 두고 있는 토탈 패키지 솔루션 기업"이라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전기 용해로를 이용해 화장품 용기를 만들기에 탄소중립 기조에 맞물려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K-뷰티 시장 호황…역대 최대 실적 기대
에스엠씨지는 1998년 설립한 화장품 유리용기 ODM 전문기업이다. 소망유리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에스엠씨지는 최승호 대표가 현재 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는 "예전엔 유리용기를 직접 녹이고 직접 원료를 배합하며 제작했다"며 "그 시절부터 일하던 경험을 살려 사업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엠씨지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408억원, 영업이익은 3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파생상품 평가손실의 증가로 당기순손실은 4억원에서 37억원으로 불어났지만 실제 현금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업성은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3분기에 이미 지난해 말 매출액(374억원)을 돌파해 지난해 말 예상 매출액은 51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 대표는 "연간 실적 결산이 진행 중인데 예상치보다 높은 실적이 집계되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역대급 실적은 'K-뷰티' 신드롬으로 국산 화장품 수요가 국내외 고루 확대하고 있어서다. 최 대표는 "미국과 일본에서 한국의 화장품 수입액이 프랑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정도"라며 "주요 고객인 글로벌 고객사들과 국내 인드브랜드의 성공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에스엠씨지는 로레알과 존슨앤존슨 등 글로벌 대형 브랜드와 더불어 아모레, 비나우 등 국내 브랜드들과 골고루 파트너십을 맺으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에스엠씨지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사는 300여개에 이를 정도다. 정 대표는 그간의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유리용기 중에서도 고부가가치를 자랑하는 향수 시장점유율 확장을 타진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니치 향수에 사용하는 용기는 별도의 금형 제작과 특수 화염처리 기술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제품에 속한다"며 "국내에서 향수의 향을 장기간 보존하는 고중량(350g) 향수병을 제병하는 업체는 에스엠씨지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전기용해로·고비율 PCR 등 친환경 고수익 공정 독보적
에스엠씨지의 또다른 무기는 최근 탄소중립 기조가 강화되기 전부터 친환경적 공정을 활용해왔다는 점이다. 국내 화장품 유리용기 제조 기업 중에선 가장 높은 비중의 재사용 파유리 함량(PCR)을 65%를 기록 중이다. 최 대표는 "오래전 원가절감을 위해 깨진 유리병들을 재활용한 것이 운 좋게 친환경 공정으로 이어졌다"며 "지금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파유리가 부족해 중국에서 수입해 사용할 정도"라고 말했다.
에스엠씨지의 높은 파유리 재활용 비율은 탄소중립과 ESG 경영을 추구하는 다국적 기업에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 유리용기의 투명도와 품질을 유지하며 파유리 함량을 높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최 대표는 유리용기를 직접 제조하던 시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파유리를 사용하며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냈고 이는 에스엠씨지의 친환경 경쟁력 확보로 이어졌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물로 에스엠씨지는 세계 최초로 자사 PCR 기술에 대한 국제 인증(GRS)을 이번 달 취득할 예정이다.
연 50톤 규모의 작업이 가능한 전기용해로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역시 에스엠씨지의 기술력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경쟁업체가 기름 또는 가스 등 전통적인 화석연료로 유리 용해로를 운영하는 반면 에스엠씨지는 전 공정이 자동화된 전기용해로를 운영한다.
전기용해로 관련 핵심 설비투자는 2~3년 전 이미 마무리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고정비 외 추가비용을 투입할 필요가 적어 앞으로 수익성 제고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영업이익률은 용해로 설비투자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이 10% 미만을 기록했다. 최 대표는 내년을 기점으로 수익률을 끌어올려 2028년엔 20%에 근접한 영업이익률 달성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생산량으로 보나 비용절감 효과로 보나 중 에스엠씨지의 24시간 자동제병 생산방식은 국내외 경쟁사와 비교해도 독보적"이라며 "용해로에 대한 시설투자도 선행한 부분이라 2028년 매출액 800억원을 넘기며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스엠씨지는 키움제7호스팩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시장 상장을 진행한다. 합병가액은 3100원, 총 매수청구 수량은 86만5176주다. 합병비율은 1대 0.6451613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570억원이다. 이후 주식매수청구기간 및 채권자 이의제출 기간을 거쳐 2월 18일 합병을 진행한다. 합병된 신주의 상장 예정일은 3월 7일이다. 벤처캐피탈 등 기존 투자자의 보호예수기간은 최대 2개월이다.
최 대표는 "다른 업계 대비 인지도가 낮은 탓에 꾸준한 실적 성장에도 스팩 상장을 추진하게 됐지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다"며 "그간 에스엠씨지를 믿어준 투자자를 배려해서라도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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