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효성중공업이 최근 전력기기 업황 호조를 등에 업고 공모 회사채(공모채) 시장에 복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연내 현금성 자산을 웃도는 기업어음(CP) 만기를 앞둔 만큼 차환할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효성중공업은 최근 3년간 공모채 대신 사모 회사채(사모채) 및 CP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왔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연내 만기도래하는 2700억원 규모의 CP를 갚아야 한다. 올해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900억원, 1800억원을 CP로 조달한 데 따른 만기다.
다만 보유 현금으로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효성중공업의 개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올해 9월말 기준 403억원으로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효성중공업이 차환 자금 마련을 위해 공모채 시장에 복귀할지 관심있게 보고 있다. 효성중공업이 마지막으로 공모채를 발행한 시점은 2021년 4월이다. 그동안 실적 악화로 인해 재무건전성을 크게 개선하지 못하면서 공모채 시장 복귀도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
효성중공업은 그간 공모채 시장 대신 사모채 및 단기자금조달 시장에서 필요자금을 마련해 왔다. 지난 2022년 9월 사모시장에서 채권담보부증권(P-CBO)로 700억원을 조달했고, 올해 3월 사모채 300억원을 발행했다. 여기에 CP 발행을 통해 2021년 3600억원, 2022년 1조7000억원, 2023년 3750억원 등 최근 3년간 2조435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했다.
하지만 최근 전력기기 산업 호황에 힘입어 효성중공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자금조달 전략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게 IB업계의 설명이다.
효성중공업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1조1452억원, 영업이익 1114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각각 10.2%, 17.8% 증가했다. 미국 공장의 가동률이 정상화되고 유럽 전력기기 업황이 개선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노르웨이에 3300억원 규모 초고압변압기 공급 계약 ▲영국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대규모 전력기기 공급 계약 등을 체결하며 유럽 시장 수주 실적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채권 투자자들이 A급 채권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점에서 현시점이 효성중공업의 공모채 복귀 시점으로 적합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인하로 인해 비우량 채권의 비교적 높은 금리가 투자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며 "다만 업황에 따라 온도차가 존재하는데, 전력기기 업종의 경우 향후 10년 이상 호조가 예상돼 투자자 투심을 모으는 데는 무리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하반기 개선된 현금흐름으로 만기도래 CP를 연내 전액 상환할 예정"이라며 "현금흐름이 지속 개선되고 있어 공모채 발행 니즈가 높진 않지만, 향후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시장금리 추이가 좋아지면 공모채도 검토해볼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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