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카카오의 주요 제조서비스업 계열사들이 2023년 들어 비교적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합류한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가 좋은 성과를 내면서 카카오의 콘텐츠 부문 내실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에 사법리스크를 가져다준 주인공이지만 기업 실적에서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카카오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카카오픽코마, 에스엠을 영업부문별 주요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로 선정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헬스케어, 카카오브레인 등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을 담당하는 계열사는 기타 부문으로 엮였다. 

이들 가운데 카카오게임즈는 1~3분기 누적 연결기준으로 매출 7850억원, 순이익 166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9%, 순이익은 84% 줄어들었다. 카카오게임즈는 경기침체 장기화 등 영향으로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순이익의 경우 환율 영향에 따른 금융자산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감소폭이 커졌다고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3분기 누적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3807억원을 냈지만 순손실 130억원을 봤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4% 늘어나는 데 불과했는데 같은 기간 순이익은 844억원에서 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6월부터 8월까지 10년차 이상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는데 관련 비용 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3분기 누적 연결기준으로 매출 7336억원을 거두고 순손실 122억원을 봤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3%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순이익 109억원에서 순손실을 보면서 적자전환했다. 관계기업의 순손실에 따른 지분법손실 규모가 커졌고 고정자산 감가상각비의 계산 방식이 달라지면서 세무 조정에 따른 법인세비용도 급증한 영향을 받았다. 

카카오페이는 1~3분기 누적 연결기준으로 매출 4492억원을 거두고 순손실 168억원을 봤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6%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순손실 규모가 66억원에서 122억원으로 2배 가까이 커졌다. 자회사 카카오페이증권과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순손실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인다. 

카카오픽코마는 1~3분기 누적 연결기준으로 매출 4450억원, 순이익 164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8% 늘어난 반면 순이익은 40.4% 줄었다. 

기타 부문 계열사들은 1~3분기 누적 연결기준으로 매출 2312억원을 거두고 순손실 2098억원을 봤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1% 줄어들었고 같은 기간 순이익 437억원에서 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카카오의 신사업 투자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인프라 비용 등이 크게 늘어난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위의 결과를 살펴보면 카카오 주요 계열사들이 외형은 일부 성장했더라도 순이익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나마 2023년에 합류한 에스엠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내면서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에스엠은 1~3분기 누적 연결기준으로 매출 7100억원, 순이익 1355억원을 각각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매출 5061억원, 순이익 1125억원을 각각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9%, 순이익은 69.2% 각각 증가했다.

이 실적에서 에스엠이 카카오 계열사로 합류한 3월 시점부터 3분기 말까지의 실적이 카카오 재무제표에 들어갔다. 이렇게 카카오 재무제표에 반영된 에스엠 실적은 매출 5061억원, 순이익 1125억원이다. 매출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에 밀리지만 순이익 측면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카카오는 1~3분기 콘텐츠 부문에서 매출 2조9609억원을 거뒀는데 전년 동기 2조5292억원 대비 17.1% 증가했다. 이것 역시 콘텐츠 부문에 에스엠 실적이 반영된 데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1~3분기 콘텐츠 부문에서는 뮤직 분야에서 에스엠의 연결 편입 효과를 비롯해 제작과 유통 관련 성장세가 강하게 나타났다"며 "앞으로도 에스엠을 비롯한 콘텐츠 계열사를 통해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