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코스피 상장사 한창의 경영권을 최근 인수한 타이탄에쿼티가 인수 직후 경영권 재매각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타이탄에쿼티는 한창 매각을 통해 단기간에 수십억원의 차익을 누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타이탄에쿼티측은 계약사실을 공시 등을 통해 외부에 알리지 않고 오히려 매각계약의 해지 사유가 발생했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2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한창 최대주주 타이탄에쿼티는 지난 7월19일 A사와 '주식매매계약서'를 체결했다. 타이탄에쿼티가 지난 6월30일 1363만여주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90억원을 납입한 지 약 20일 만이다. 심지어 유상증자에 따른 신주가 발행(7월20일)되기도 전이다. 매각 대상물은 유상증자에 따른 발행 신주전량이다.

타이탄에쿼티가 매각하기로 한 경영권 지분 매각 가격은 132억원으로, 계약금 20억원을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 112억원은 의무보유 기간(2024년 7월 1일)이 종료되는 날 지급하기로 했다. 납입 한달이 안돼 42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올리는 계약을 한 것이다. 

이 같은 '예약매매'는 코스닥 시장에서 보유기간 위반에 해당해 의무보유기간 연장 조치가 적용된다. 그러나 한창이 상장된 코스피 시장에서는 특별한 규정이 없다.

아울러 양사는 한창 이사회에 타이탄에쿼티 2명, A사 1명 등의 임원을 선임하기로 합의했다. A사는 잔금을 치루기 전까지 이사회에 자사 임원을 선임시켜 회사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한창은 지난 9월 7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 A사측 인물을 후보에도 올리지 않았다. 해당 주총서 이동우 타이탄에쿼티 대표와 손동우 법무법인 은율 변호사 등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A사는 타이탄에쿼티측에 내용증명을 보내고 계약이행이나 계약금 반환을 촉구하고 있다. 아울러 이동우 타이탄에쿼티 대표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사기)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계약을 이행할 의지가 없으면서 계약금을 편취할 목적이었다는 주장이다.

타이탄에쿼티측은 A사측이 먼저 계약을 위반해 파기됐다고 반박한다. A사측은 이사를 1명만 선임하기로 했는데 A사측이 추가로 이사를 선임하려고 시도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타이탄에쿼티측은 A사와 체결한 계약이 주식매매 계약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주식 매매 가격이 서면에 특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계약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타이탄에쿼티측은 계약서 확인이 가능한 지 여부에 대해서 비밀유지 조항을 이유로 거절했다. 계약이 파기됐다는 주장과 달리 타이탄에쿼티는 A사가 납입한 20억원의 계약금도 반환하지 않고 있다는 게 A사측 주장이다.

한창이 이 같은 계약 사실을 공시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현행 규정상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관련 계약은 의무공시사항이다.

이에 대해 타이탄에쿼티 관계자는 "당시에는 공시 사항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며 "A사와는 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통보했으나 A사측의 요구가 계약 이행인지, 계약금 반환인지 명확하지 않아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