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도윤 딜사이트S 부국장] 탈무드에는 '요행이 아니라 지혜를 통해 부를 쌓아라'는 말이 있다. 요행은 뜻밖의 행운을 바라는 것을 의미하는데, 문득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곰곰이 삶을 되돌아보면 요행을 바랐던 순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 역시 요행을 바라는 투자가 많았다. 주식시장에 이렇다 할 뚜렷한 모멘텀이 없다보니 특정 테마주나 성장주를 따라 쫓는 행위가 두드러졌다. 그렇다고 잘못된 투자라는 의미는 아니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의 삼중고가 이어지는 시장에서 혁신 테마나 성장주에 투자하는 것은 워런버핏이 증명한 성공투자의 한 방식이다. 이차전지 업종에 맹목적인 쏠림 현상이 있었고 초전도체 물질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물가상승률을 뛰어넘는 성장성을 가진 기업, 가격 결정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게 일반적인 투자법이다.
사실 주식투자의 부작용은 불안한 투자심리에 따른 비이성적 판단에서 발생하기 마련이다. 시장이 예측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 투자자의 불안함은 극으로 올라간다. 즉 불안심리는 예측 불가의 영역, 다시 말해 안개 낀 숲과 같은 '리스크(불확실성)'에서 나온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리스크가 높을수록 더 열심히 예측하려한다. 1안과 2안을 마련하고 베팅을 건다. 최근 유튜브 플랫폼 내에서 특정인이 개인투자자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것도 불안한 투자심리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주식투자자들은 항상 불확실한 내일장, 예측하지 못한 주가 등락으로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인데, 이때 확신에 찬 말투로 방향과 결단을 내려주는 신(?)같은 존재의 등장에 끌린다. 그 신 같은 존재가 정책기관, 통계기관, 증권사, 자산운용사와 같은 전문가집단이 아니라는 점이 안타까울 뿐.
하반기도 투자환경이 녹록치 않다. 주식시장을 둘러싼 거시 환경을 체크해보면 상당수의 경제지표가 불안을 말하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까지 터졌다. 주식시장은 나비의 작은 날갯짓에도 영향을 받는다. 여전히 미국이 긴축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유가와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전쟁이 터졌다. 물가 불안이 만든 긴축우려, 채권금리 상승압력, 기업실적 하락의 악순환 고리가 여전하다.
그렇다면 불안심리를 극복할 방법은 무엇일까? 답은 주식시장에 있다. 다른 표현을 쓰면 '시장은 항상 옳다'는 말이 있다. 최근 전쟁이라는 부정적 이슈가 있었음에도 주가는 올랐다. 시장이 예측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불안심리를 밀어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매수에 나서며 관련 지수가 상승했다. 다들 알고 있고 재미없는 이야기지만 이제는 투자의 기본으로 돌아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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