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국내 창업투자회사(창투사) '다성벤처스'가 설립 3개월 만에 마수걸이 펀드를 결성했다. 30여년 벤처투자 경력을 지닌 김정민 대표의 투자경험과 1세대 이커머스 플랫폼 '다나와'(현 커넥트웨이브)를 창업한 성장현 회장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양질의 초기 정보통신기술(ICT) 벤처기업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23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다성벤처스는 최근 1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했다. 중소벤처기업부 등록을 마치고 첫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 다성벤처스는 지난 5월 말 설립된 신생 창투사다. 성 회장과 김 대표 등이 공동으로 자본금 30억원을 댔다. 최대주주는 성 회장으로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운용사 심사역으로는 성 회장과 김 대표가 이름을 올린 상태다.
운용사출자금(GP커밋) 외 펀드 출자금 전액은 성 회장이 댔다. 성 회장은 지난 2021년 다나와 지분 30.05%를 국내 이커머스 업체인 '코리아센터'에 매각했다. 엑시트(투자회수)한 금액은 233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코리아센터의 최대주주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다. 현재 다나와는 코리아센터를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커넥트웨이브'로 변경했다.
펀드 운용은 김 대표가 주도한다. 김 대표는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지난 1995년 벤처투자 업계에 입문했다. 일신창업투자, 우리기술투자 등을 거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부사장으로 재직했다. 2012년에는 메가스터디그룹이 설립한 '메가인베스트먼트' 초대 대표이사로 합류했다. 김 대표가 2000년대 초반 메가스터디에 투자하면서 맺은 인연이 이어졌다. 김 대표는 운용사 설립 9년 만에 운용자산(AUM)을 약 2000억원까지 키웠다.
김 대표는 메가인베스트먼트에 재직하면서 인공지능(AI) 기반 교육 플랫폼 '콴다'를 운영하는 벤처기업 '매스프레소'를 발굴한 바 있다. 회사의 투자 전 기업가치(밸류에이션)가 20억원에 불과하던 지난 2016년에 '메가스터디'와 함께 4억원의 시드(seed) 투자를 단행했다. 이후 매스프레소는 투자금을 활용해 빠르게 성장하며 밸류에이션을 키웠다.
매스프레소는 지난 2020년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으로부터 2850만달러(당시 349억원)의 전환사채(CB) 투자를 받았다. 이듬해에는 글로벌 기업 '구글'이 전략적 투자를 단행해 회사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취득했다. 이에 힘입어 매스프레소의 밸류에이션은 현재 약 4300억원으로 불어났다. 이밖에도 김 대표는 ▲엠파스 ▲슈프리마 ▲지어소프트 등 ICT 기업을 발굴해 높은 수익을 거두고 엑시트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오랜 투자경험을 활용해 프리A(Pre-A) 및 시리즈A 단계 ICT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서비스·커머스·AI 기업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딜 소싱에 성 회장의 네트워크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성장성 높은 기업들이 발굴되면 성 회장이 개인 자금을 추가로 투자할 의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 회장은 펀드 운용 중에 연을 맺게 되는 엑셀러레이터나 초기투자 전문 벤처캐피탈에도 개인적으로 출자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다성벤처스 관계자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은 유망 벤처기업들을 발굴해 투자할 것"이라며 "특히 ICT분야 중 서비스·커머스·AI 분야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펀드 운용에 참여할 투자인력도 물색하고 있으며 조만간 채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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