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의 유럽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폴란드법인(브로츠와프)이 상반기 매출 7조8543억원을 기록했다. 불과 반면 만에 지난해 연간 매출의 73%를 벌어들인 것이다. 연간 기준으로 2년 연속 흑자를 내며, 안정적 성장궤도에 올라타면서 이제 시선은 성장 규모에 쏠린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법인은 올 상반기 7조854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10조7678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매우 가파른 점을 알 수 있다. 1년전 동기와 비교하면 무려 116.8% 증가했다. 

지난 3년간 매출은 ▲2020년 7328억원 ▲2021년 8조149억원 ▲2022년 10조7678억원으로 급성장했다. 단순 계산으로 올해는 작년의 연간 매출을 가뿐히 뛰어 넘고 15조7000억원의 매출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의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라 폴란드 법인이 본격적인 수혜를 누리는 모습이다.

같은기간 순이익 성장세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279% 늘어난 3788억원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6년부터 브로츠와프에 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운영해왔다. 이 공장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거점인 만큼 각별히 공을 들였다. 지난해 10월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브로츠와프 공장을 방문하며 관심을 쏟았다. 

물론 준공 초기에는 수율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까지 연간 순손실을 내며 부진했으나 수율 및 공장 운영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2021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순이익은 2021년 3128억원에서 지난해 4382억원으로 1년새 1000억원 이상 늘었다. 

폴란드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70GWh로 유럽 최대 배터리 생산기지다. 폴란드공장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는 BMW, 아우디 등 주요 완성차 업체에 납품한다. 2018년 5900억원 수준이던 폴란드 법인의 장부가격은 5년 사이 2조2999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장부가액은 현재의 기업가치를 뜻한다. 장부가액이 증가했다는 것은 법인의 가치가 늘었다는 의미로, 순자산이 증가했거나 투자에 의해 늘어날 수 있다. 법인 영업을 통해 늘어난 가치가 반영된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부채비율도 눈에 띈다. 폴란드법인의 재무안정화 노력으로 부채비율은 2020년 455%에서 올해 상반기 248%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박종일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폴란드 공장이 가동한지 수년이 흘렀고 이익도 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폴란드법인이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까지 유럽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1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70GWh의 생산능력을 갖춘 브로츠와프 공장을 올해 말 90GWh까지 증설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