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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거익선의 역설
최양해 기자
2023.08.14 06:30:20
암초 부닥친 K-백신펀드, 대형화 욕심에 퇴색된 마중물 본질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1일 08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거거익선(巨巨益善). 클수록 좋다는 뜻이다. 본디 텔레비전의 소비 트렌드를 일컫는 말이었다. 화면이 크면 클수록 좋다는 광고 문구로 유명세를 탔다. 최근엔 범용적 표현이 됐다. 식음료계를 비롯한 유통가나 일상생활에서 심심찮게 쓰인다.

거거익선 바람은 모험자본을 출자하는 정부 부처에도 불어닥쳤다. 보건복지부의 'K-바이오백신펀드'가 대표적인 예다. 복지부는 출자사업 공고 당시부터 '메가펀드'를 전면에 내걸었다. 당해 5000억원을 조성하고, 향후 1조원까지 자펀드 규모를 키우겠단 포부도 곁들였다.


그렇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1년 넘게 5000억원 규모 자펀드를 조성하는 데도 애를 먹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위탁운용사(GP) 한 곳이 운용사 자격을 반납했고, 나머지 한 곳도 목표 조성액의 70% 정도를 간신히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혹자는 '예고된 참사'였다고 꼬집는다. 위축된 펀드레이징(자금모집) 환경과 꽁꽁 얼어붙은 바이오 투자심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현실성보다는 '메가펀드' 타이틀에 집착했다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펀드 기획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복지부는 당초 2대 1 이상의 경쟁을 거쳐 위탁운용사를 선발할 계획이었다. 모펀드 운용을 맡은 한국벤처투자는 출자사업 계획 공고 전 사전간담회를 통해 대형 벤처캐피탈들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그만큼 흥행 부진을 예견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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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하듯 K-백신펀드 출자사업은 1대 1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공고문에 담긴 '복수 운용사간 경합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출자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은 공염불이 됐다. 제안서를 접수한 운용사 두 곳이 최종 선발됐지만, 이들 모두 기한 내 2500억원 넘는 자펀드를 결성하지 못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민간자금을 끌어모으지 못한 위탁운용사에 책임의 화살이 쏠렸을 일이다. 다만 이번 사태는 복지부 책임론이 함께 도마에 올랐다.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펀드 대형화를 겨냥한 기획 의도가 화를 자초했다는 이유에서다. 메가펀드 결성 욕심을 내려놓고 출자비중을 높여 실질적인 마중물 역할을 했어야 한다는 작심 비판도 나온다.


출자사업 공고 후 어느덧 1년이 지났다. 복지부가 거거익선에 눈이 멀어 결성시한을 연장해 주는 동안 골든타임을 놓친 새싹들은 고사(枯死) 위기에 처했다. '5000억원 메가펀드 조성'이라는 훈장을 손에 넣으려다 마중물 본연의 역할이 퇴색된 형국이다.


무조건 큰 양동이 하나에 물을 담아 옮길 필요는 없다. 양동이가 무거워 들지 못한다면 여러 개에 나눠 담아 옮기면 될 일이다. 5000억원 모험자본 마중물, 양동이 두 개로는 부족하다.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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