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나 기자] 현대·기아차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도 독주체제를 굳혀가는 모양새다. 강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테슬라의 판매량이 급감한 것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국내 전기차 판매량의 83%을 차지하며 국내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까닭이다.
25일 자동차 등록 통계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 상반기 국내 판매량은 3733대로 전년 동기(6746대)대비 44% 급감했다. 올해 글로벌 전체 생산량을 전년보다 54% 올린 200만대로 잡은 것과 달리 한국시장에선 유독 맥을 못 추는 모양새다. 테슬라는 국내와 중국을 제외하고는 판매량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테슬라가 국내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은 배경에는 출시 지연과 가격정책 변화가 꼽히고 있다. 먼저 테슬라는 모델Y와 모델3을 각각 3년 전과 6년 전에 출시했다. 모델3의 경우 2019년 출시 후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의 성능만 향상시킬 뿐 외관을 변경하지 않았다. 사실상 몇 년 째 신차를 출시하지 않은 셈이다.
아울러 최근에는 가격인하로 기존 수요층마저 놓치는 있다. 가격인하를 통해 고급 전기차 이미지를 스스로 대중적으로 변경한 탓에 잠재 수요가 메르세데스-벤츠나 BMW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올 상반기 수입 전기차 판매 1위는 벤츠가 차지했다. 벤츠는 올해 6월까지 총 4039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3733대를 판매한 테슬라를 2위로 따돌렸다.
경쟁사들의 선전도 한몫했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부터 벤츠, BMW 등 수입차 또한 순수 전기차 라인업 구축을 통해 경쟁적으로 신차를 출시하면서 소비자를 끌어들였다. 현대차·기아는 근래에 코나 일렉트릭, EV9을 출시했고 벤츠나 BMW도 각각 EQS, iX1 등을 출시하며 국내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현대·기아차가 신차출시 효과 덕을 톡톡히 보며 전동화 시장에서도 최강자로 군림케 됐단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6만4690대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점유율 역시 79.5%에서 82.6%로 올랐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전동화 시장에서 압도적 사업자가 된 데는 정책 변화와 함께 생산성 확대가 꼽힌다. 먼저 올해 전기차 보조금 산정 기준에는 '사후관리역량 평가'가 추가됐다. 직영 정비센터를 다수 보유한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에 유리한 환경이 펼쳐진 것이다.
생산 정상화를 빨리 이룬 점 역시 현대·기아차가 선전한 배경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생산성을 정상화시키는 속도가 다소 더딘 것과 대조적으로 현대·기아차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생산정상화를 이루며 수요를 맞췄기에 국내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전기차 점유율이 높지만 향후 현대차 아이오닉 5·6, 기아 EV6·9 등을 통해 국내 입지를 더 굳건히 할 전망"이라며 "글로벌 시장 전기차 경쟁이 치열하지만 국내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점유율은 점점 높아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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